잃어버린 길 위에서
이선영 지음 / 행복우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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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면서도 깔끔한, 군더더기가 없는 여행에세이집이다.

책을 읽다보면 만난적 없는 작가의 얼굴이나 성격, 됨됨이들을 상상하게 되는데 아마 이 에세이를 쓴 작가는 깔끔하면서도 단정하고 어쩌면 단호한 면도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맞나요?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일을 잘 하다가 지치고 도망치고 싶었다는 그 3년! 사회생활을 많이 해본 사람들은 안다. 3년차가 가장 힘들다는 것을. 그걸 잘 넘기면 10년도 채우지만 대체로 3년의 고비에서 퇴직이나 이직을 감행하는 사람이 많다. 어쨌든 그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직 너무 젊고 선택의 순간들은 많을테니까.


그리고 결정한 유럽여행도 참 잘한 일이다. 귀한 자식일 수록 여행을 보내라는 말이 이토록 와닿을 수가 없다. 저자가 맞닥뜨린 여러 상황에서 분노나 후회보다는 나쁜 상황에서도 좋은 걸 발견해내려는 마음가짐이 너무 기특했다. 누구나 그런 지혜를 터득할 수 있는건 아니다. 좋은 인성과 긍정의 사고를 지녔기 때문이라고 믿어진다.


여행이 다 좋을 수는 없다. 때로 차를 놓치고 길 위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기다려주고 친절을 베풀어주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감사하고 여행의 기쁨을 더 누릴 수 있다. 유람소 매표소 직원의 작은 호의로 마음의 온도가 올라가고 다정함을 나누고 싶었다는 말이 어찌나 예쁘던지.


그래도 이건 아니다. 내 버킷리스트에 있는 크로아티아에 그런 무례한 카페 직원이 있다니.

분명 인종차별이었을 그 무시를 견디고 그냥 나왔다니. 혼을 내줄 일이지.

그래서 또 생각한다. 그 한 사람의 불친절과 무시가 그 국가의 이미지를 얼마나 훼손할 수 있는지. 명동거리에서 마주치는 외국인들에게 더 친절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또 배우는 거지.

여행이 다 즐거울 수만은 없지만 분명 얻는 일들이 많다. 조금 고단하고 때로는 위험에 빠지기도 하는 그 여정. 그래서 여행은 인생을 닮았다.

새로운 직장을 찾든, 다시 공부를 시작하든 이 여행이 큰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더 많이 성장하고 단단해져서 인생의 여정이 달콤해지기를.

그 여정을 함께한 윤동주의 시도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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