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가 왕먀오의 시간이었다면 2부는 러쥐, 3부는 청신의 시간이다.
면벽자들의 계획으로 간신히 인류가 희망을 이어가고 과학도였던 청신역시 그녀의 연인인 윈톈밍의 뇌만 우주선에 태워 보내진 후 동면의 시간에 들어간다.
그녀가 일궜던 헤일로 그룹을 웨이드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하나의 약속을 받아낸다.
언제든지 인류가 위험해지면 그녀를 다시 깨우겠다는.
청신은 여러번의 동면과 깨움을 경험하면서 지구가, 우주가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본다. 그리고 결국 인류는 거의 멸망에 이른다.
이 삼체라는 방대한 소설자체가 바로 우주라고 생각한다.
저자인 류츠신의 머리가 바로 우주이고 삼체라는 소설로 그 존재를 드러냈다.
8년 연속 중국 과학소설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SF 은하상을 수상한 그의 과학적 지적수순과 무한한 상상의 세상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로 탄생한 삼체의 세상은 그저 게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삼체세계는 현실이었고 인류를 위험에 이르게 한다. 삼체세계가 경계했던 인류의 과학발전 속도는 결국 멈추지 않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진화하려고 했지만 결국 거의 모든 인류가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왕먀오, 러쥐, 윈톈밍이 남긴 희망의 씨앗들이 우주 어디에선가 살아남아 또 다른 인류가 탄생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 인류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진화와 멸을 경험하면서도 살아남았던 종족이다. 우주의 그 끝도 없는 공간에 인류의 뿌리가 어딘가에서 다시 꿈틀대고 있을거라는 기대를 절대 저버릴 수 없는 이유이다.
과학적, 특히 천문학이나 물리학에 젬병인 사람들이라면 읽기가 편하지만은 않은 소설이다.
그럼에도 읽기를 멈출수 없었던 것은 몇몇 선지자들이 미래의 인류를 위해 나아가는 발걸음의
끝이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저자인 류츠신은 거의 마지막에 남은 두 사람, 청신과 관이판,
그리고 뇌만 살아 어디엔가 존재하는 윈톈밍이 새로운 인류의 조상이 될거란 기대를 심어놓고 막을 내린다. 물론 청신과 관이판, 그리고 삼쳬세계에서 온 지자의 존재가 또 다른 우주의 어떤 세상으로 나아가는 장면으로 삼체, 그 이후의 세상, 혹은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