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원 연애 - 남자는 개, 여자는 고양이, 연애의 알고리즘
이훈만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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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화성여자 금성여자'라는 책이 나왔었다. 말하자면 태어난 곳도 환경도 다른 두 남녀는 절대 섞일 수 없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세월을 넘어선 또 다른 버전의 남녀연애사, 혹은 결혼관을 담고 있다.


왜 신은 남자와 여자를 각각 만들어 놓았을까. 자웅동체로 만들었더라면 헤어지고 자시고 할 것도 없고 그저 운명이려거니 하면서 더 잘 지내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우리는 평범하지 않는 사고를 지닌 사람들을 4차원이라고 표현하는데 5차원이라면 이건 비범을 넘어, 아마 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글귀는 바로 '여자는 사랑받고 싶은 동물이고, 남자는 칭찬받고 싶은 동물이다'라는 것이었다. 맞다. 나처럼 남성적인 기질이 강한 여자조차도 때로 사랑이 고프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성장하지 않는 남자들은 그저 살살 달래가면서 칭찬해주면 마치 우리 반려견 토리처럼 꼬리를 흔들고 충성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어른들이 남자는 늙어도 애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세월이 급격하게 진화하다보니 이제 사랑의 효력도 3년에서 2년으로 짧아진 모양이다.

내 세대에서는 3년이라고 했는데...이제 그마저도 점점 짧아져서 언젠가는 1년, 6개월이 되는 것은 아닌지 서글퍼진다. 그래도 한 때는 목숨걸고 사랑했다고 믿었던 시간이 있었는데.

저자 역시 이 책을 쓸 만큼 이런 연애사에 빠삭했으면서도 아내와 싸우는 장면이 등장해서 아 인간은 역시 이성보다는 감성이구나 싶었다.


흔히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도 이제 고전이 되었고 우아한 이별보다 칼부림이 오가는 이별이 많아진 시대가 되어버렸다. 이러니 어디 편하게 연애라도 하고 싶겠는가.

그러니 아예 시작부터 상대가 적어도 칼부림을 안할 상대인지를 살펴봐야 하니 갈수록 연애가 쉽지 않은 이유다. 마흔이 낼모레인 딸내미 역시 스토킹 범죄가 어쩌구 하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혼자 사는게 편하지 하고 스스로 위안을 한다. 그래도 연애는 해봐야지.

저자도 말했지만 우리 세대는 결혼전까지 순결해야 한다는 관념이 있었다. 지금이야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되었겠지만 그렇게 지키고 순종하는 연애를 했던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힘든 상대를

만나 결혼생활이 고달픈 것을 많이 봐왔다.

하지만 양다리를 넘어 문어다리쯤으로 연애를 밥먹듯했던 아이들이 의외로 결혼을 잘하고 여우같이 잘 살더라는 얘기다.

결국 연애를 잘 해봐야-적어도 5번 이상-상대방을 고르는 안목도 늘어다더라는 이야기다.

드물게 첫사랑이 결혼상대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복이 많은 사람들, 아니 복없는 사람들 얘기고 올바른 상대를 고르기 위해서는 여우같은 연애사가 풍부해야한다는게 내 지론이다.

지금 연애에 빠져 콩꺼풀이 씐 남녀들이나 이제 연애좀 해볼까 싶은 남녀들은 물론 그런 자녀를 둔 부모세대까지 꼭 읽어봐야할 지침서이다. 특히 전혀 성향이 다른 개와 고양이를 등장시켜

절대 섞일 수 없는 관계를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 재미있게 풀어놓아 읽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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