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관들에게
연마노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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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인류가 그려온 미래에 대한 모습들이 담긴 SF소설집이다.

어떤 단편은 실제 이미 일어나고 일들이기도 하고 인류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내가 상상하는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떠나가는 관들'은 현재 인류가 고치는 못하는 불치의 병을 가진 사람들을 극냉으로 얼려 우주로 떠나보내는 이야기이다. 이름은 따뜻한 '요람호'에 실어.

실제 돈많은 어떤 불행한 환자들, 혹은 불멸의 삶을 꿈꾸는 누군가가 얼려져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사실로 알려져있다.

우주 어딘가에는 지구인들이 고치지 못하는 병을 고쳐줄 누군가가 있다고 믿고 싶었던걸까.

아이를 요람호에 태워 보내려는 엄마 서진은 아이가 깨어날 어떤 미래가 지금 고통에 빠진 딸의 현실보다 나을 것이라는 위안을 선택한다. 어떤 선택도 악이거나 선일 수 없다는 결론이 마음에 든다.


지구의 미래를 그린 수많은 작품들, 특히 영화에서 지구는 거의 멸망에 수준에 이르게 되고-유성충돌이나 빙하시대이거나 AI의 침략이거나-그래도 인류는 위기를 이겨내고 역사가 이어진다는 결말을 그린다.

지금의 기후위기를 보면, AI의 거침없는 도전을 보면 지구의 미래는 어둠으로 올 가능성이 더 많다.

인류는 그런날들이 오리라 믿고 이미 종자들은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곳에 저장을 해두었고 아마도 이소설에 등장하는 '방주를 향해서'처럼 지구에 있는 생명체의 DNA들을 실어 보내는 프로젝트가

실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영약하고 불멸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한 개체이므로.


이미 빙하는 녹아내리고 있고 실제 남태평양의 어느 섬은 잠기고 있어 지구의 많은 육지들이 물에 잠기리라는 가정은 거의 현실화될거라고 믿어져 한강이 보이는 높은 언덕에 있는 내 집이 그리 기특할 수가 없다. 이미 그런 시대가 도래한 어느 날 잠기기 시작한 고향집을 방문한 선안은 자신과 동갑인 진안을 만난다. 신비한 빛과 함께 나타난 진안은 시간여행자였고 자신의 선조의 고향인 이 동네를 여행중이라고 한다. 선안은 점차 진안의 말을 믿게 된다.

혹시 시간여행자가 인간이 미련해서 기후위기를 만들어낸 과거 어디엔가로 가서 잘못을 바로 잡아줄 수는 있을까. 읽으면서 든 말도 안되는 상상이다.-아틀란티스의 여행자-


우주 어디엔가 인간과 비슷하거나 아주 다른 종이지만 생명체가 존재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지구 곳곳에 흔적도 있건만 왜 인간들은 그걸 믿으려 하지 않는 것인지.

그 외래종중 어떤 존재가 사는 별이 멸하고 정신체 타래만 남아 자신의 종족을 찾아 다니는 이야기 역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저주 인형의 노래-

불교의 윤회스토리를 차입해 죽은 사람들의 원자를 다시 되돌려 보낸다는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롭다. 내가 언제가 글을 잘 쓰게 된다면 꼭 쓰고 싶었던 스토리다.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8편의 SF단편들은 하나같이 흥미롭지만 지구의 암담한 미래가 그려진 것 같아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내가 사는 섬에는 '신지끼'라는 인어에 대한 전설이 있다. 아마 과거 어느 시대인가에 실제한

생명체일수도 있고 어쩌면 지금도 인간이 발견해낼수 없는 어느 곳에선가 미약하게 존재할지도 모를 인어에 대한 이야기-마지막 인어- 역시 인간의 무지함이 빚은 결과인 것 같아 가슴아프다. 우리도 언젠가 선조들의 미련이 불러온 암담한 미래가 도래한다면 정신체

타래라도 되어, 혹은 방주우주선에 실린 우리의 DNA가 살아나 다시 멋진 세상에 안착하고 번영할 수 있을지 잠시 희망을 꿈꿔본다. 그렇게 해야 점차 뜨거워지는 이 지구에 불안하게 살고 있는 나와, 내 아이들의 미래의 모습에 희미한 등불이라도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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