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떠러지 끝에 있는 상담소 - 우리 모두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이지연 지음 / 보아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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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자살률 전세계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만약 그 자살자들의 이야기를 누군가 잘 들어주었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나는 이 책이 전문 심리상담가의 상담스토리쯤으로 이해하고 시작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많은 상담자들의 스토리는 현실에 너무 많이 존재하는 이야기들이고 심리상담사와의 상담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스토리가 너무 생생했기 때문이었다.

부끄럽게도 다 읽고 나서야 이 소설이 진짜 소설임을 알았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이 지나면 모든게 다 해결되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가난을 이겨내고 풍요로운 시절이 되었지만 의외로 마음의 허기는

더 깊어진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무슨 이유일까.

가난했던 부모들이 자식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키우겠다는 욕망이 과했던걸까.

의외로 은둔형 외톨이들도 늘어나고 정신의 빈곤으로 범죄자가 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 역시 술을 좋아하고 의학적으로 분석한다면 중독정도까지 진행했을지도 모른다.

갱년기 우울까지 겹치면서 불면의 밤이 늘어나고 술이 없으면 잠이 들지 못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아마 죽을때까지 술을 끊어보겠다는 노력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여기 등장하는 주인공 미희 역시 불안정한 유년시절과 의존적인 성향때문에 술에 중독되었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다시 선택한 것 역시 종교, 그것도 사이비종교였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추앙해주는 것 같은 분위기에 도취되어 자신의 문제가 뭔지 돌아보지 못하는 것이 결국 미희의 불행이었다. 그나마 심리상담사를 찾아와 자신의 문제를 똑바로 들여다봄으로써 새로운 길을 찾게 된다.


'우리 각자는 내면에 옥석을 지니고 있다'라는 말이 참 가슴에 와 닿는다.

극단적 선택을 해야만 했던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줬더라면 결말이 달라졌을까.

스스로 귀한 존재임을 인식했더라면...누군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줬더라면...

참 많은 생각이 들게했던 소설이다.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직업인 심리상담자 유경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지 알게되었고 유경 역시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세상과 많이 단절되어 성장했지만

그런 자신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던 존재임을 인식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낸 주인공이었다.

단순한 심리소설로만 보기엔 디테일이 상당하다. 실제 작가가 심리상담사일을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세상에는 이렇게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이 많고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새로운 길로 인도해주는 사람들로 해서 그나마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최근 나 역시 심각한 마음의 병을 얻었고 심리상담을 해야하나 고민중이었다.

유경과 같은 심리상담사를 만날 수 있다면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 분명 낭떠러지 끝 어딘가에 이 상담소가 있을 것만 같아 다행스럽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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