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시대의 어느 동굴에서도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다'는 낙서가 있다고 하던가.
어느 시대이든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그 버릇없던 젊은 것들이 이제 늙은이가 되고 보니 버릇 없는 젊은 것들이 눈에 더 들어오고 쯧쯧 혀를 차게 된다. 나도 그랬다는 것은 이미 잊은지 오래인 것이다. 나이 먹을 수록 잔소리를 줄이고 지갑을 열라는 말이 그래서 생긴 것 같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우리 시대보다 배운 것도 많고 뭐든 빠르기 때문에 분명 배울점들이 있다.
'가르친다'가 아니라 '배운다'라는 식으로 발상을 바꾸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최근에 눈에 띄는 책들을 보니 주로 어떻게 늙어가고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하는 문제를 다룬 것들 이었다. 그만큼 나는 이제 살 날 보다는 죽을 날이 더 가까운 나이가 된 것이다.
빠릿하고 똑똑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여지없이 늙음은 나를 무디게 만들고 이기적으로 변화시킨다. 어떤 점에서 내려놓은 것들도 있지만 더 고집스러워진 점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거울앞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우아하게 잘 늙어갈 것인지 되돌아본 감사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