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일곱 생일파티를 3일 앞둔 어느 날, 언니는 사라졌고 남겨진 카일리의 가슴에는 주홍글씨처럼 상처가 남는다. 심리치료사를 찾아가기도 하고 심령술사들을 찾아가 사라진 언니를 만나고 싶어했다.
대부분 사기꾼이었지만 가장 마지막에 만난 심령술사는 숫자 11과 어떤 관계가 있느냐고 묻는다.
그건 언니와 카일리만 알던 숫자였다.
'이제 언니의 실종이 자기탓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네 길을 가라'고 언니가 말했다는 말에 더 이상 심령술사를 찾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실제 언니의 영혼이 심령술사를 찾아와 정말 그렇게 메시지를 전했을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디든 만나게 되는 숫자 11때문에 언니를 떠올리게 되고 떠나보내지 못했던 마음에 한 줌의 희망이 보이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그 무거움을 글로 하나씩 덜어냄으로써 카일리는 점차 보통의 일상을 회복해나간다. 그렇게 이 책이 탄생되었다.
참 가슴아픈 스토리이다. 조현병의 발병원인부터 왜 하필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원망하는 마음부터 혹시 언니의 실종에 내 탓은 아니었는지 끊임없이 묻는 카일리의 모습에 가슴이 시렸다. "한번 안아봐도 돼? 카일스?"
언니와 가장 마지막으로 나눈 말과 그 날의 포옹이 늘 가슴에 고여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글들이 카일리와 그녀의 부모님들이 삶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