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한잔하고 올게 - 꿈 많은 엄마들의 슬기로운 술 생활
이영은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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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만 봐서는 딸내미가 엄마에게 한잔하고 오겠다는 말처럼 들렸다.

하지만 어린 자식들에게 중년의 엄마들이 한잔하고 오겠다는 말이었다.

4자가 들었다니 중년이라고 했는데 듣는 저자들이 불쾌하려나.

 


 

주당들의 술모임 얘기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술 한잔 마시기 위해 주변정리를 하고 안주 맛집으로 달려나가는 얘기를 듣자니 자꾸 술이 땡긴다. 나도 주당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주부들의 음주문화가 과도한 것이 아닌지 하는 보도가 있었다.

육아스트레스에 살림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주부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10년전쯤 절친이 그랬었다. 언젠가부터 매일 막걸리 한 병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자겠다고.

워낙 스트레스가 많은 친구여서 내가 그랬다. 간이 망가져 죽으나 스트레스로 죽으나

마찬가지이니 차라리 먹고 죽는게 낫다고.

 


 

특히 꿈이 많았던 여자들이라면 더욱 스트레스가 컸을 것이다. 공부도 남못지 않게 잘했고 사회생활도 잘했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림하면서 내 자리가 맞나 하는 생각이 왜 들지 않겠는가. 살림이나 육아가 의미가 없는 일이 아님을 알지만 하루종일 동동거리며 표도 나지 않는 일들을 하기엔 내 능력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겠는가.

정말 부러운건 이렇게 '이조합 꿀조합'처럼 맘 맞는 술멤버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때로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헤롱거리는 모습조차 부끄럽지 않은 마음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이다.

 


 

하필 코로나 시국이라 모임이 쉽지 않았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열심히 모이고

마시고 행복했다는 말에 살짝 질투도 솟아올랐다. 나는 몸을 너무 사렸던 것이다.

술먹다 코로나 걸리면 어떡해.

깨지는 머리를 붙들고 아이들 밥해 먹이고 유치원, 혹은 학교 보내고 청소하고 강의하고 글쓰고 정말 너무 전천후 여인네들이 아닌가.

이런 열정을 가진 여인네들의 술파티는 당당해도 좋다.

 

 

더 부러운건 여인네들의 남편들이다. 아 어쩜 저렇게 결혼을 잘했을까.

술을 같이 먹어주는 남편도 좋고 술먹고 늦게 다닌다고 타박하지 않는 남편에다

심지어 안주감까지 바다에서 건져다 주는 남편이라니...결혼 한번 잘했네.

부러우면 지는거라고 했는데 정말 내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인네들이라면 살짝 수저 한 번 얹고 싶어진다. 특히 '해녀의 꿈'은 정말 꼭 가보고 싶다.

혹시 서울에 분점 낼 계획은 없는지 물어봐주시라!

 

야물딱진 경상도 여인네들의 술모임 얘기에 술이 땡긴다.

마침 떡국떡이 남았으니 떡볶이 해서 한잔 해볼까나.

술도 먹고 글도 쓰고 이렇게 책도 냈으니 당당하게 마시라! 그리고 언제 북콘서트말고

술콘서트 한번 기획하시라! 먼길이라도 달려갈 준비 되었으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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