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래된 강아지에게 - 열일곱 살 반려견과 이별하기까지 함께 나눈 기적 같은 일상
효모리 도모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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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토리는 자식이상이다.

7년 전 녹동항에 있는 식당 옆 컨테이너 박스밑에 꼬물이로 있던 강아지가 남편을

따라 섬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가족이 된 토리는 지금은 우리집 상전이 되어 잘 지내고 있다.

 


 

'반드시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모든 강아지에게란' 소제목을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분명 강아지의 수명은 인간보다 짧다는건 알고 있지만 이렇게 확인이 되니 눈앞이 캄캄해진다.

사람나이라면 어느새 중년의 나이가 된 셈이라는데 내 눈에는 그저 어린 강아지일 뿐인데 말이다.

저자인 도모코는 이미 많은 강아지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처음은 물론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용기를 가지고 다시 강아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또 이별의 아픔을 겪는 과정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을 나가다 보면 같은 반려견 가족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된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도 강아지들에게 말을 걸곤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지금 강아지를 키우고 있거나 키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중에서는 무지개 다리 너머 떠나 보낸 아픔때문에 다시는 키우지 못한다는 사람도 있다. 펫로스증후군이 심한 경우이긴 하지만 나 역시 우리 토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다면 다시는 강아지를 가족으로 받아들일 자신이 없다. 이런 상상조차 두렵다.

 


 

간의 종양이 터져 죽음에 이를수도 있는 위기에 빠진 나쟈와의 간병일지를 보니 가슴이 울컥해진다. 수술을 하고 연명치료를 할 수도 있지만 과거 그런 결정으로 수명은 조금 연장이 되었지만 힘든 시간을 보냈던 강아지들에 대한 기억때문에 저자는 자연요법을 택했다고 했다. 아이의 체력에 맞는 운동과 맛사지를 해주고 건강식을 먹이고 토닥토닥 대화를 하면서 진정한 소통을 하는 선택이었다.

 

 

나는 말은 하지 못하지만 거의 모든 강아지들이 주인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생각한다.

나쟈는 따뜻한 말을 건네고 진심으로 보살피는 저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고

믿는다. 많이 아팠고 힘들었겠지만 나쟈는 이후 생각보다 오래 저자곁에 머물다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마치 자신의 마지막을 아는 것처럼 모든 것을 비우고 깨끗한

모습으로 떠났다. 아름다운 뒷모습에 눈물이 솟아올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과 그에 관한 글을 써왔던 저자는 강아지가 병에 걸렸을 때

어떤 치료방법을 선택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어떤 결정은 후회가 되었고

어떤 결정은 더 나았다고 판단하지만 그 어떤 선택도 지탄받아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진정으로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최선의 선택을 했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상상조차 싫지만 우리 토리가 아프면 어쩌지.

나를 두고 떠나면 어쩌지. 그렇다면 어떤 마무리를 해줘야하나.

너무 먼 날의 이야기라고 생각조차 못했던 내가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나를 위한 선택이 아닌 토리를 위한 선택이 되길 다짐해본다.

진정한 사랑은 어떤 것인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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