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 2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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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는 다시 학교에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죽은 사람처럼 텍사스촌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밀수품을 거래하고 미친듯이 은영을 안았다.

그러다가 밀수 현장에서 사람에게 칼을 휘두르고 도망을 친다.

 


 

형이 주었던 반지를 팔아 다혜에게 달려간 민우는 다혜를 위한 선물을 산다.

마치 마지막 의식을 행하는 것처럼 치열하게 다혜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밤이 오고 잠든 다혜를 둔 채 민우는 거리로 나와 자수를 한다. 그렇게 민우는 또 별 하나를

얻는다. 그 사이 현태는 졸업을 하고 대기업에 취직을 하고 민우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그토록 사랑했던 다혜를 만났지만 이미 더럽혀진 자신은 다혜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더럽혀졌으니 이제 다혜는 그가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사람이다.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 은영을 안으면서 민우는 무엇을 잊으려 했던 것일까.

수감생활이 끝난 후 다시 은영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 민우는 은영이 낳은 자신의 아들을

키우며 죽은 것 같은 삶을 살게 된다. 현태와 다혜가 찾아와 그를 데려가려 하지만 민우는

자신은 이 곳에 있을 사람이라고 거절한다.

 


 

아무리 민우의 존재를 몰랐다고 하지만 이모는 민우를 이용만 하려들고 자신들은 절대

속할 수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려는 민우를 방해한다.

그 곳에서 민우를 데리고 오려던 현태와 다혜도 포기하기에 이르고 결국 둘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된다.

 

 

이제 민우는 현태와 다혜가 사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죽음과도 같은 삶을 살게되고

낳은 아이에게 조차 이름을 붙여주지 못한다.

그러다가 밀수조직을 소탕하러온 수사관들과 대치하다가 그만 죽고 만다.

나는 민우가 스스로 그 길을 선택했다고 믿는다.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 사랑했지만 가질 수 없었던 여자 다혜.

자신은 이미 덫에 빠져 허우적거릴 뿐이고 원하지 않은 아내와 아이는 그가 살아갈 목적도

될 수 없었다.

 

여리고 착했던 민우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던 것일까. 아니면 조금만 달리 생각해서

최선의 길을 선택했다면 민우와 다혜의 운명은 바뀌지 않았을까.

귓가게 쓸쓸히 겨울 나그네의 음악이 들리는 것 같다.

안녕 피리부는 소년, 너희 또다른 분신은 네가 사랑했던 친구들에 의해 잘 길러질테지.

매년 겨울이 오면 나는 쓸쓸하고 고통스러웠던 민우의 삶을 또 떠올리겠지.

어느새 40년이 흘러가고 있지만...늙지 못한 민우의 기억을 아프게 떠올리겠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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