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안과
변윤하 지음 / 문학수첩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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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아픔들이 널려있다. 슬픔, 고통, 이별, 죽음, 불행....이런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병원, 보름달 안과. 살아가는 존재들의 스토리가 각인된 곳이 눈이기 때문인가.

 

 

오래된 책을 파는 서점을 운영하는 가난한 엄마를 도와 알바를 전전하며 학교를 다니는 은후.

아빠는 오래전 엄마와 은후의 곁을 떠났다. 때이른 죽음이었다.

세상 돌아가는 일조차 관심이 없을만큼 마음에 큰 짐을 지니고 사는 은후에게 어느 날

까마귀 한 마리가 찾아온다. 그리고 은후를 거울속 세상, 보름달 안과로 안내한다.

 


 

이세상과 저세상 어느 중간 지점에 있을 법한 신비한 공간이었다. 이상한 약초와 차가 가득하고 그걸 이용해 치료약을 만드는 미나가 있다. 까마귀의 인도로 보름달 안과에 도착한 은우를 미나는 탐탁치 않은 눈으로 쳐다본다. 그 순간 거울이 움직이고 한 남자가 나타난다. 보름달 안과의 주인장 도선생이다. 검은 옷을 입고 안과에 찾아온 손님들을 치료하고 댓가로 가장 주기 싫은 것을 요구하는 이상한 존재다.

 


 

왜 은우가 이 곳으로 왔는지 모르지만 도선생은 석달만 일해준다면 까마귀가 가져간 거울을 되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렇게 은우는 보름달 안과의 알바생이 된다.

정말 하는 일 없이 보내던 어느 날 강박에 가까운 다이어트를 했던 여자가 찾아온다.

몸은 예뻐졌지마 영혼은 죽음을 향해가는 여자를 치료하고 예뻐지겠다는 욕망을 대신

달라는 도선생의 요구를 묵살하고 여자는 도망친다. 그런 사람은 결국 시력을 잃게 만단다.

 


 

그런 보름달 안과에 새소년이라는 린이 찾아와 물품을 판매한다. 아빠가 그린 그림도

새소년의 보따리속에 있었다. 도선생은 그 그림을 구입하고 은우에게 마음에 드는 곳에 걸어놓으라고 한다. 도대체 이 그림이 어떻게 린의 손에 들어갔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리고 같은 반 친구였던 아이돌 닮은 꼴 시우에게는 남모를 비밀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도벽이다. 시우는 은우의 뒤를 쫓다가 보름달 안과까지 따라가게 되는데..

 

보름달 안과와 연관된 인물들에게는 모두 아픈 기억들이 있다. 치유의 나무였던 도선생이 영생의 욕망에 눈멀은 인간들의 도륙으로 상처받았고 눈먼 아이였던 미나는 아버지의 학대로 고통스런 시간을 지나왔었다. 시우나 은우...아니 우리 모두 어떤 형태이든 아픈 기억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보름달 안과에서 아픔을 치료해주던 도선생과 미나, 그리고 은우는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되고 이제 서로 각자의 갈길로 이별을 하게된다.

아름다운 판타지 소설이다. 보름달 안과는 인간을 향했던 나무의 열망으로 만들어진

상상속 공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통스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실제하는

곳이기를 바라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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