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에 닿으면 볼거리에 즐길거리가 펼쳐져 있어 가슴이 설렌다.
주마간산같은 관광이 아니라 한 달 살아보기정도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고도의 중심인 도쿄는 두 어번 간 적이 있다.
우리나라보다 더 정신이 없는 지하철 노선을 보면서 어떻게 목적지를 찾아가나 걱정을 하다가
특히 영어가 통하지 않아 정보를 알기가 더 어려워 쩔쩔 맸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이가 가고 싶어 했던 디즈니랜드도 가보고 도쿄시내를 걸어가면서 당시에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즉석사진관에서 깜찍한 사진도 찍었다. 이국 도시에서 아이와 나는 즐거웠고 잡아둔
호텔의 방이 아주 작아서 놀랐던 기억까지.
돌이켜 생각해보니 일본에서 유명한 화과자와 케잌같은 것들까지 잘 챙겨먹었는데
조금 호젓한 찻집이나 카페가 왜 눈에 띄지 않았을까.
아마도 지금보다는 수도 적었겠고 관광객의 눈에는 숨어있는 멋집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하나라도 더 보고 즐기고 싶은 마음에 조용한 카페즐기기는 예정에 넣지 못했다.
어느 도시에든 카페나 찻집은 많을 것이다. 대체로 비슷한 표정을 한.
여기 이 책에 소개된 도쿄 카페들은 모두 자신만의 얼굴을 가진 특색있는 카페인 것 같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나무위에 카페가 있다고? 아하 자세히 보니 나무위는 아니고 바로 곁에
자리했다. 그래도 어릴 적 꿈이었던 나무위에 집이 생각나서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도 유행이지만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다.
아침 8시~11시에 700엔 정도를 내면 브런치 셋트메뉴를 즐길 수 있고 오래된 목제 전화
박스는 실제 사용도 가능하단다. 핸드폰이 대세인 요즘 저런 공중전화가 참 그립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나라 일본답게 고양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소개되어있다.
주인장이 고양이를 무척 사랑하는 모양이다. 강아지와 함께 갈 카페는 없는 것일까.
카페 주소와 전화번호, 예약가능여부, 교통편까지 자세히 소개해주어 마음으로는 벌써
달려가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을 이끈 카페는 역시 북카페가 아닌가 싶다.
특이하게도 표지도 제목도 없는 책을 만나볼 수 있는 카페가 있다니. 그저 책을 늘어놓고
골라보라는 것이 아니고 숨바꼭질까지 곁들인 주인장의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카페안에서 모험까지 즐길 수 있는 저런 카페 우리나라에도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만들어볼까.
100여년 만에 12월 호우주의보가 내릴만큼 겨울비가 극성스럽게 내리고 있는 오늘,
향좋은 커피내음이 그득하고 귀를, 마음을 간지럽히는 음악이 흐르는 그런 카페에 앉아
흐트러진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고 싶다. 창밖으로 뿌연 바다가 보이는 이 곳도 잠시 카페가
된다. 소개된 75곳의 카페에 나는 언제 닿을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