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이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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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다양한 세상이니 어쩌면 그런 사람도 있기도 하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좋아하다 못해 추앙하고 심지어 악마에게 자신의 생명의 일부를 내놓고라도 손에 쥐고픈 존재가 아닐까.

 


 

사시에 합격해 검사가 된 이태하는 재벌기업의 비리를 수사하던 중 조용히 마무리 하라는 윗선의 압력에 반발하고 옷을 벗는다. 호기롭게 변호사로 개업하지만 수사 대상이었던 대기업의 조리돌림으로 시원치 않은 사건이나 무료변론으로 이어가는 마이너의 생활을 하게된다. 운동권 학생이었던 시절 존경하던 선배 역시 정치권에 들어갔다가 회의를 느껴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면서 이태하에게 용기를 주곤 한다.

 


 

대학동기이면서 대기업 간부인 박현규는 주변 지인들이 서로 돈을 갖기 위해 벌이는 사건들을 이태하에게 조언을 구하게 된다. 죽은 남편에게 물려받은 재산을 내놓으라고 소송을 건 딸과 전쟁을 벌이는 어머니부터 죽은 아버지의 부의금과 남은 재산을 향해 달려드는 자식들.

재벌과 연예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가 자신의 몫을 달라고 정실의 아들에게 연락을 해온 사건까지 그야말로 돈을 놓고 전쟁을 벌이는 온갖 군상들의 생생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맛집으로 소문나기까지 10년이 걸려 고생했고 이제 좀 살만해지니 건물주가 바뀌면서

무려 4배의 월세를 요구하는 새건물주를 망치로 내려친 사건을 보면서 사람으로서의

도의를 어디까지 일까. 과연 망치를 내려친 가해자에게 우리는 어떤 심판을 해야할까

생각하게 된다. 법도 소용없이 무리하게 월세를 올려받겠다는 건물주가 오히려 가해자가 아닐까.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애들까지 두고 도망친 여인이 악착같이 돈을 모아 살아왔지만

말기암으로 죽게 되고 그 남은 재산을 향해 달려드는 두 남매의 이야기에서도 더러운

인간의 욕망을 본다. 한 여인의 평생이 담긴 돈을 댓가없이 받아들고 더 늘려보겠다고

로또복권을 사면서 탕진하는 남자가 바로 인간 본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내 부모는 내게 물려준 것이 없지만 만약 남겨줄 돈이 많았다면 나는 동생들과 아무

문제없이 나누어 갖고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법이 바뀌어서 남녀의 차이없이 공평하게 나누어주는 세상이 되었지만 과연 법이란게

돈의 무게를 정확히 잴 수 있을까. 아니 인간의 본성을 잴 수 있을까.

참 많은 생각이 들게 되는 소설이다. 돌고 돌아 '돈'이고 사람들을 미치게 해서 '돈'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장의 소설답게 복잡한 인간군상들의 치졸한 모습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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