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잠 못 들고 있었군요 - 불행하지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은 밤
은종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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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부자로 태어나서 걱정없이 산다고 해도 어려움이나 고통, 불안같은 것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끔은 이 세상에 태어남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어떤 선택도 없이 태어났고 죽음 역시 기필코 다가올 것이다. 이 한 몸뚱이가 한 세상 살아가는데 담아야 했던 오욕칠정의 무게가 왜 그리 엄청난 것인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순간도 그 무게를 덜어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불교에서는 전생의 업이 많으면 현생이 괴롭다고 했고 현생의 업을 다 닦으면 완전 소멸에 이르러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난다고 했다. 과연 나는 이 현생에서 업을 다 닦았을까.

 


 

살다가 힘들어 고꾸라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울다가 웃다가 정말 힘들었을 때에는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가끔 뉴스에서 자살을 보도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랬을까 하다가 사실 그 순간을 견디면 옛말하고 사는 시절도 오는데 하고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나 역시 그랬기 때문이다. 다시는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고통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옅어지기도 하고 아주 잊혀지기도 하니까 살아진 것 같다. 신이 그 기능을 넣어주신게 감사하다.

 


 

갱년기가 오면서 젊어서 자리에만 누우면 잠이 쏟아졌던 일들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알게되었다.

불면의 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을 절대 알 수가 없다.

가끔 숙면을 하고 나면 그리 행복하고 몸이 개운한걸 느낀다. 나처럼 나이가 들어 잠 못드는 사람도 있고 남들 자는 밤에 돈을 벌기위해 잠을 못자는 사람, 아파서, 누군가를 돌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잠못들고 깨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한 밤에 잠들 수 있는 것이 큰 행복이란걸 느끼게 된다.

 

 

'죽음체험'이라는게 있다. 실제 관속에 들어가보고 간접적으로 죽음을 체험하는 것인데

이 체험을 하고 나면 삶에 대해 꽤 진지해진다고들 한다.

내가 젊었을 때에는 지금 이나이의 나를 상상할 수가 없었다. 주름진 얼굴과 구부정한

몸같은 노화를 맞을 것이라는 것을 막연하게 생각했지 실제 이런 모습일 것이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죽음 역시 분명 오리라는 걸 알면서도 남의 일로만 생각되어지는 것은 왜일까.

 

과로로 건강을 잃어보기도 하고 다양한 삶의 체험을 통해 인생을 얘기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 저자의 이야기가 마음에 많이 와닿는다. 나도 저런 순간이 있었지.

지금 인생의 고비를 넘어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참 좋을 조언서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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