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 북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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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등용문인 문학상은 시류와는 크게 상관없이 문학성을 지향하는 것 같아

믿음직 스럽다. 해마다 수상작품집이 나오는 이효석 문학상도 그러하다.

 

 

신예작가의 등용문과는 다르게 역량을 인정받은 기존작가의 작품이 많아 더 읽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연애편지를 기다리듯 기대를 안게 되는 이유는 소설이 쓰여질 당시의

시간들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이슈가 되는 주제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많다보니 과연 작가들은 세상을 어떤 눈으로 읽어내는지 궁금해진다.

 


 

최근 교사들의 잇단 자살로 세상이 시끄럽다. 내가 어려서는 선생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히려 과도한 교권이 문제였다. 하지만 사건이 계속될 수록 요즘 시대의 교권은 그야말로 형편없음이 밝혀지고 있다. 과도한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교권을 짓밟고 있는 현실이 분노스럽다. 여기 등장하는 또 다른 피해교사 연수의 현실도 그렇다.

'저년, 쌍년!'이란 욕도 서슴치 않는 문제아동의 엄마의 폭력은 아동학대라는 말과 함께

'교사학대'라는 말이 새로 등장하는 것은 아닌지 한숨이 나온다.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시선! 지금 많이 온화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따가운 것이 사실이다.

하물며 오래전이라면 더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행을 선택했을까.

당시 가장 무서운 병이라고 했던 에이즈에 걸린 삼촌이 죽은 줄만 알았더니 귀국해서 부산에 살고 있었다. 어려서 예뻐했던 조카가 보고 싶어 요양원에서도 안부를 알아보던 삼촌.

같은 아픔을 지닌 이웃은 삼촌의 돌봄으로 새로운 삶을 살수 있었다고 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 같은 삶도 누구에겐가 빛이 되고 살아가는 이유도 될 수 있다는 걸.

 

 

나보다 멋져보이던 누군가의 삶도 들여다보면 아픔과 고통투성일지도 모른다.

길 한가운데 물이 고인 웅덩이가 있고 그걸 피해 돌아가야 하지만 웅덩이가 메워지는건 싫은건 왜일까. 물이 마르고 반듯해진 길이 더 다니기 편한데 말이다.

마치 내 삶이 그 구덩이를 닮았다는걸 알아서일까.

 

그냥 조금 쓸쓸해지는 시간이다. 환한 빛이나 유머같은게 담기지 않은 무채색의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같은 쓸쓸함. 해마다 이효석문학상수상집을 보면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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