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수명 시네마
노유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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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살아있는 것에는 '기대수명'이라는게 있다. 특히 인간에게는.

삶은 선택해서 오지 않았고 거의 모든 죽음도 선택이 없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든

오는 죽음까지의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지 가장 두려운 명제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직업에게도 기대수명이라는게 있을 수 있나? 생각해보니 얼마든지 있을 수

있겠다. 흔히 꿈과 직업을 헷갈리긴 하지만 사람이라면 어떤 직업이든 가져야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재벌의 후손이라면 그런 걱정따위는 하지 않겠지만.

최근 청년실업이 문제가 될 정도로 어떤 직군에도 속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많아 큰 걱정이긴 하다.

 


 

사람들이 선택한, 혹은 선택당한 직업을 얼마큼이나 지속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네마가 있다고? 왜? 일단 제목에서 든 생각이다.

그걸 미리 안다면 긍정적 시그널만 있지는 않을텐데. 기대수명이 짧다면 최선을 안할 수도 있고 지레 포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그런 시네마가 있다면 한 번쯤 들어가 관람하고 싶을 수도 있겠다.

 


 

오랜 무병은 견디고 있는 배우지망생 세린은 제대로 된 역할을 해본적도 없이 현장에서 잡스러운 일들을 하면서 꿈을 키운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로 어느 골목에서 '기대 수명 시네마'라는 곳을 발견한다. 무심코 들어간 그 극장은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한 기대 수명을 확인해볼 수 있는 그런 시네마였다. 그 곳에 입장해서 관람을 하려면 최소한 명함이 있어야 하는데 세린은 그런 명함도 없는데 어떻게 입장이 가능했지?

 

 

친절한 직원 미호의 안내로 점장을 만나 세린의 직업 카드를 보았지만 기대수명은 '0'이었다.

에헤? 세린은 결국 배우로서 아예 시작도 못해보고 끝나는 인생인걸까.

암담한 현실을 뒤로하고 나오다가 오기가 생긴 세린은 점장을 향해 승부수를 던진다.

그렇게 시작된 기대 수명 시네마의 재현배우 생활!

 

우리는 어떻게 직업을 선택했을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오랜 과거를 떠올렸다.

간절하게 원했던 직업을 가졌던 것일까. 아니면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을까.

어찌되었던 그렇게 선택했던 직업을 얼마큼 이어갔었는지 가물가물하다.

누군가는 다른 꿈을 향해, 누군가는 어쩔 수없이 직업을 잃는다.

그런 사람들의 기대 수명을 확인하고 꿈을 잃은 사람에게 꿈을 찾아주는 세린의 활약이 아주 흥미롭다. 그리고 자신이 왜 기대 수명 시네마의 재연배우가 될 수 있었는지도

밝혀진다. 아주 이색적 소재의 감동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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