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 - 소심 관종 '썩어라 수시생' 그림 에세이
썩어라 수시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처럼 우리는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없다. 조금씩 이상한 구석을 지니고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노래를 잘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하지 못하고 생각하는 이 웹툰의 주인공 '썩어라 수시생'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세상에는 정말 자신이 가진 많은 것들보다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자격지심이 더 큰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에 대한 재능이 있었다면 제2의 조수미가 탄생되었다고 떠들썩 했겠지만 정말 재능이 그닥 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애정만큼은 누구보다 커서 살짝 안됐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를 찾아냈고 유학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여정이 결코 가볍지 않다.

나 역시 오래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원했던 공부를 했고 그 길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유학생활 그 자체가 인생의 공부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항상 그 시간이 감사하다.

인생에서 만나는 수많은 시간, 난관, 사람들이 스승이 될 수 있음을 알게되면 내가 걷는 이 걸음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린시절 뭘 하고 싶었는지 모르다가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 이탈리아로 유학까지 떠나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때로는 도둑을 만나 위기를 겪기도 하는 이 모든 일상을 이렇게

웹툰으로 살려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재능인지를 깨달았을 것 같아 다행스럽다.

수많은 자격지심으로 위축되고 소심해지지만 결국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게 된 것 또한 용기이고 달란트가 아니겠는가.

 

 

엄마와 함께 보낸 1개월의 휴가 또한 엄청 부럽다. 내 속으로 낳은 자식도 내 맘대로 안되는 세상이고 같이 살아온것 같지만 다 알지 못하는게 또한 가족이다.

때로는 부딪히고 불편하고 그렇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다.  나도 늙어가는 딸내미와 이런 여행 꼭 가보고 싶다.

 

본인은 재능도 없고 소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보면 아주 영특하고 선하고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자신을 이렇게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 자체가 이미 그걸 넘어섰기 때문이다.

가수보다는 작가로서의 재능이 더 많은지도 모르겠다. 다음 편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