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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스완
우치다 에이지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6월
평점 :
세상밖으로 훨훨 날아오르고 싶었던 백조들의 이야기가 슬프고 아름답다.
남자였지만 여자를 꿈꾸었던 나기사. 어린 엄마에게서 태어나 학대만 받다가
발레를 알게 되었고 발레리나가 꿈이 되어버린 어린 이치카.
세상에는 자신이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가야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자이지만 여자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견뎌야하고 음습한 곳에서 비상을 꿈꿀수밖에 없다. 그런 여장 남자를 보러오는 클럽에서 일하는 나기사. 고향인 히로시마에서는 여전히 건장한 남자라고 알고 있다.
돈을 모아 성전환수술을 하려고 하지만 버는 돈으로는 언제 가능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같은 처지에 있는 클럽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그런 자신들을 이해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고 매번 배신을 당하고 돈을 빼앗기기도 하면서 차별을 견디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모의 딸이 어려서 낳은 이치카의 양육을 맡게된 나기사.
성전환 수술비를 모아야 했기에 할 수 없이 받아들인 아이였다.
이치카는 한 번도 부모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였다. 우연히 배우게된 발레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하지만 술주정뱅이 엄마에게서 떨어져 도쿄에 있는 나기사의 집에 맡겨진다. 이미 오래전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이치카는 다시 발레에 대한 꿈을 키운다.
도쿄로 전학한 학교에서 동급생 린을 만나게 되었고 린은 부잣집 딸로 엄마가 이루지 못한 발레리나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어려서부터 발레를 배웠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을 지닌 이치카의 춤을 보면서 절망을 하게 된다. 린은 이치카를 사랑하게 되지만 도저히 이치카의 재능을 뛰어넘을 수 없음을 알고 발레를 접게 된다.
하지만 발레는 돈없이는 할 수없는 영역. 나기사는 차갑기만 한 이치카에게 관심도 없었지만 차츰 어린시절 성정체성으로 외로웠던 자신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이치카의 마음에 다가간다.
발레선생인 미카의 도움으로 이치카의 실력을 나날이 늘어가지만 콩쿠르에 나가는 것만 해도 돈이 엄청나게 드는 일이다. 나기사는 이제 서로 마음을 열고 의지하게 된 이치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 지원하려하지만 이치카의 친모인 사오리가 나타나 이키카를 데려가버린다.
함께 세상밖으로 날아오를 꿈을 꾸었던 나기사는 날개를 접고 깊은 수렁에 잠기고 만다.
세상에는 수많은 편견이 있고 나역시 동성애자들에게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생각해보면 그들도 그렇게 태어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그들만의 삶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재능은 있지만 환경이 좋지 않아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도 그렇다.
그런 사람들끼리 서로 기대면서 활짝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희망이라도 가지자 못한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편견과 이기심으로 날개를 꺾인 백조들의 이야기가 가슴아프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희망'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가지고 살아가는 수많은 백조들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 희망이 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슬프고 아름다운 마지막 결말에 가슴이 미어졌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