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이사를 하게 되고 당연히 공인중개사를 만날 일들이 생긴다.
그동안 만났던 공인중개사들은 다들 친절했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근처
쪼르륵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중 한 곳과는 친하게 지내고 있다.
단순히 공인중개사와 고객의 사이를 넘어서 친구처럼 허물을 나누기도 하고
먹거리를 나누기도 한다. 지방에서 지내는 내가 세입자를 구할 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부동산 시세가 들쑥날쑥 할 때면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혹시 손님이 너무 없어서 힘들면 어쩌나 하는.
단순하게 친절함을 넘어서 꼼꼼하게 프로답게 일을 처리하는 모습에 반하기도 했다.
이글을 쓴 저자도 그런 것 같다. 생각보다 공인중개사의 일들이 많아서 놀라기도 했다.
하긴 큰 돈이 오가는 거래에서 자칫 실수라도 하게되면 큰 손해가 날테니 처리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법도 좀 알아야 하고 저자처럼 사람 마음까지 헤아려야하니
그저 중개비만 벌겠다는 마인드라면 고객들에게 각인되기 어려울 것 같다.
책상 두어개가 놓인 중개사무실에 이렇게 많은 사연들이 쌓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사겠다는 사람과 팔겠다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어찌보면 단순한 거래관계라고만
생각했는데 저자의 말처럼 두 마음을 연결해주는 시선으로 보면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이고 알게되는 것 같다. 꼭 이 중개사무실을 통해 거래를 하겠다는 고객중에는 저자에게
늘 음료수를 얻어먹는 택배청년의 어머니도 있고 사무실앞에서 나물이나 채소를 말리던
할머니의 딸도 있었다. 그런 소소한 나눔과 배려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참 다정한 중개사가 아닌가.
사채까지 얻어쓰면서 병을 치료하고자 했던 청년이 결국 집을 내놓고 그 돈으로
빚을 갚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연은 정말 마음이 아팠다.
아마 저자에게도 평생 잊혀지지 않을 아픔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가련한
운명을 어떻게 돌릴 것인가.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아픈 기억까지는
어쩔 수 없다.
서울은 아닌 것 같고 근처 도시에서 운영을 할 것 같은 저자의 공인중개 사무실이
궁금해졌다. 감사의 마음으로 두고 같 꽃화분에서 여전히 꽃은 잘 피어나는지
그녀에게 집을 구한 사람들 역시 다들 잘 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방송작가까지 했던 사람이라 역시 글솜씨가 깔끔하다. 일도 하고 글도 쓰는 멋진
나날들이 이어지길. 그녀가 중개해준 집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행복이
가득하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