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
우대경 지음 / 델피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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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내 동생들. 아직 살아있는 시간으로 돌아가 그 아이들을 붙잡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니까.

 

 

교사출신의 은서는 14년 전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냈다. 공부도 잘하고 잘생기고 그림도 잘그렸던 아이. 전학온 종오라는 아이와 절친 성태가 벌인 일이었다. 자신을 깔본다고 여긴 종오가 농약을 탄 커피를 먹게 만들었다. 아들 지훈과 절친 채혁은 커피를 먹었을 뿐이었다.

종오는 알았었다. 자신이 사람이 죽여도 촉법소년이라 소년원에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더구나 지훈의 죽음을 알고 달려오던 여동생 윤서가 교통사고로 남편과 함께 죽었다.

불행이 쌍으로 덤벼들었다. 이후 은서는 죽은 목숨처럼 살았지만 윤서의 딸 에리를

자신의 딸로 입양하여 키웠다. 오로지 은서가 살아갈 이유는 에리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말기암 진단을 받고 죽어가던 성태가 그녀를 찾아왔다.

 

 

성태는 자신이 쓴 일기장을 은서에게 건네며 과거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누가 믿겠는가. 성태는 이미 저승길로 들어선 길이었고 자신이 죽으면 그 방법도 사라진다고 했다. 은서는 해보기로 했다. 일기장에 쓴 내용을 읽자 글자는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 일기장의 날로 타임슬립이 시작되었다. 이제 은서는 아들 지훈을 살려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가능한 일일까.

 

 

성태의 몸으로 돌아가 일기장에 현장으로 달려가 종오를 죽이려 하지만 그 때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그리고 성태가 봤다던 망상의 모습을 은서 역시 봤다.

죽지 않고 어른으로 성장한 지훈의 모습도 봤다. 눈물이 차올랐다. 은서는 지훈을 살리려고 시간여행을 하지만 지훈을 살리면 에리가 죽는다. 누굴 선택해야 할까.

 

아들을 잃은 엄마의 모성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검사의 아들로 교묘하게 법을 빠져나간 종오의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 죽어가는 성태가 속죄의 마음으로 건넨 일기장은 고통을 빠져나갈 길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길은 쉽지 않았다.

요즘 어린 아이들이 촉법소년을 외치며 범죄를 저지르는 뉴스가 연일 이어진다.

아직 어린아이들인데 악부터 습득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런 현실을 냉정하게 칼대신 펜을 들이댄다. 소설에서라도 정의는 존재할 수 있다고 외치는 것 같다.

학교폭력으로 고통받고 하늘나라로 떠난 아이들에게 조금쯤은 위안이 되어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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