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매니페스토

매니페스토 Manifesto - ChatGPT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SF 앤솔러지'
김달영 외 지음 / 네오북스 / 2023년 4월

정말 이런 세상이 올줄 생각도 못했다. 쳇GPT라는 단어도 생소하고 AI가 그린 그림이

공모전에서 1위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다니.

이제 쳇GPT가 척척박사가 되어 모든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서 논문을 쓰고 글을 쓰고 시를 쓰다니...내 살아생전 또 어떤 혁명을 보게 될까.

국내 최초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망한 작가들과 협업하고 탄생한 단편모음집 '매니페스토'는 내 손에 들어온 순간부터 긴장하게 만들었다. 과연 쳇GPT가 어떤 글을 썼을까.

아마 이런 기대와 긴장감은 참여한 작가들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일단 사람작가(?)의 글을 편하게 읽혔다. 미래의 지구환경은 우리가 우려한대로 현실이

되어 빙하가 녹고 국토가 잠기기 시작했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주제다.

하지만 일단 소설이란게 시공간을 넘어서고 무궁무진한 소재로 만들어지는 세상아니던가.

짧은 단편을 쓰면서 작가들이 쳇GPT와 협업한 일지를 보니 그 리얼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정보 처리 속도가 빠르고 묘사하기 어려운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창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다가 사람 작가들이 모두 실업자가 되는 세상이 되지는 않겠지? 사람 할 일이 점점 없어지는 세상. 상상만으로 끔찍하다.

자신의 실수를 즉각 인정하고 수정해주고 토를 달지 않는다니...밑에 사람 속썩여서 마음 끓이던 상사들이 만세를 외칠지도 모른다. 이제 명령하는 리더 하나만 있다면 쳇GPT가 다 해결해주는 세상이 되는걸까. 스타트업 시장이 활성화되고 인건비는 필요없는 세상. 더구나 피곤해하지 않으니 부담도 없다.

직접 쳇GPT와 나눈 대화를 보면 너무 정직하고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입력되어 있는 정보내에서는 무한 가능한 일이 많았다.

아직 한국어 정보는 많지 않다는데 그 분야까지 완성된다면 정말 우리가 할 일이

너무 없어질 것 같다.

아주 기발한 협업소설과정을 잘 그려낸 단편집이다.

흥미롭기도 하지만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아마 작가들도 그랬을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

미려하고 공감되는 글을 쓴다는 것은 AI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심장의 뜨거움을 담아낸 진짜 글들은 사람만이 가능하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