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을 정의하긴 힘들다. 나처럼 부정적인 사람은 악(惡)이라고 생각하고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마더들의 모성을 생각하면 선(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2050년 경의 지구!. 과거 2020년도쯤에 전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 바이러스상황이
이 소설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적을 죽이기 위해 개발한 것은 미사일도 핵도 아닌
바이러스였다. 폐를 공격해서 서서히 죽어가던 코로나보다 더 강력한 고세균!.
드론으로 균을 살포시킨 인간들은 이 균이 지구를 멸망하게 될 서막이 되리라고 예상치
못했다. 고세균의 살상력은 놀라워서 바람을 타고 인간에게 전해졌고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지만 그럴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퍼져나간다. 그 분야의 과학자들이 고작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직 시험도 해보지 못한 해독제 정도였다.
로즈는 심리학을 전공했고 마더코드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재였다.
인류가 멸망해도 살아남을 아이를 만들어야 했다. 그 아이를 품고 양육하고 교육해줄
보호용 로봇을 만드는게 로즈의 임무였다. 시간이 없었다.
그렇지만 로즈는 몇 번의 실패를 겪은 후 고세균으로 부터 면역력이 있을 법한 사람들에게
정자와 난자를 기증받아 태아를 만든다. 그렇게 50개의 태아가 만들어졌고 50개의 마더가
탄생되었다.
어느 날 마더로봇에게 양육된 아이들이 세상땅에 발을 딛게 된다. 태아가 태어나고
양육될 수 있도록 고안된 마더 로봇의 환경에서 점차 벗어나 세상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미리 입력된 정보에 따라 자신들이 세상을 멸망시킨 균으로 부터 벗어나 새로운 인류의
시작이 되리라는 것은 알았지만 자신이 지금 어디에 왜 있어야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거칠고 막막한 사막에 오아시스처럼 숨겨진 양식과 물을 찾아 헤매던 아이들은 하나 둘
서로를 만나게 된다. 이미 세상밖으로 발을 내딛은 아이들은 도처에 널린 시체들을 만났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마더코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인물들 중 몇이 살아남았다.
마더코드의 아이들의 행방을 찾아 노력했지만 아이들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이 입력된
마더들은 그들을 공격했고 그래서 아이들을 찾기도 어려웠지만 돕기도 어려웠다.
아이들은 점차 자랐지만 이미 지구의 환경은 아이들의 생존을 더 어렵게 하고 있었다.
50개의 마더로봇이 망가지면서 미숙아로 발견된 미샤만이 그들의 손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이제 열 살이 된 아이들을 안전한 환경으로 데려오기 위해 애쓰는 남은 사람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안된 마더로봇과의 숨바꼭질이 계속된다.
그 비밀을 알게된 미샤가 몰래 아이들이 모여있는 안전가옥으로 침투하게 되는데..
소설이지만 이미 코로나팬데믹을 겪었던 우리는 그저 소설로만 넘길 수 없었다.
인간의 때로 너무 악하고 미련해서 결국 치명적인 균을 무기로 개발했고 멸망의 길로
들어선다. 어떡하든 멸종을 막기위해 진행된 마더코드 프로젝트에 의해 살아 남게 된
아이들. 그들을 지키기 위한 로봇과 인간의 전쟁을 보노라니 마음이 아파온다.
언젠가 이런 소설이 현실이 될까봐.
영화화가 결정되었다니 벌써 기대가 크다. 언젠가 '터미네이트'를 넘어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도 그것을 넘어서 인간을 지배하는 로봇이 오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다행스럽게 아마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 그런 현실은 오지 않을 것 같아 다행스럽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