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라는 대사가 떠올랐다.

남자는 영생을 살고 여자는 환생으로 이어져 남자를 찾아온다.

운명이라면 가혹할지도 모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결국은

자신을 찾아오리라는 믿음으로 살아냈다.

 

 

스물 아홉의 연서는 대기업을 다니다가 억울한 모함으로 퇴사를 한 후

동화작가가 되려고 노력했지만 번번히 출판사로부터 퇴짜를 맞는다. 상업성이 없다나.

그러던 어느 날 울컥하는 마음으로 찾아간 산에서 길을 잃고 신비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윤회의 수레바퀴에 운명이 걸린 여자는 끊임없이 환생하고 비참한 삶을 살다가 죽음을

맞는다. 오래전 한 남자가 떨어뜨린 책을 주워 남자에게 돌려주려다 음침한 숲까지

들어간다. 여자는 세월이 지나도 남자를 찾아왔고 불행한 결혼을 한 후에도 남자를

찾아왔다. 그리고 남자와 사랑의 도피를 하다가 추락해 숨지고 말았다.

그리고 여자에게 지워진 운명대로 영생을 살게된 남자를 수없이 찾아온다. 다른 모습으로.

 

 

연서는 남자가 운영한다는 서점을 찾게 되고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구색뿔을 지닌 사슴의 뿔을 잘랐다가 벌을 받고 저승 차사가 된 남자의 이야기.

마고가 만들어낸 소녀가 긴 여행을 하는 이야기.

흉측한 모습으로 태어난 남자가 한 소녀를 만나 행복한 삶을 살았지만 겉모습을

혐오한 사람들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그를 사랑한 소녀는 그를 억만년 기다린다는

얘기....정말 환상적인 얘기들이다.

 

 

연서는 서점주인인 남자에게 이상한 끌림을 느낀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아왔던 것처럼.

그리고 점차 자신의 전생에 대해 알게 되는데...

저승차사의 명부를 고쳐 영생을 사는 남자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었을까.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삶을 그닥 행복해하지

않았다. 서점주인이 바로 영생을 사는 남자였다. 그리고 누군가를 늘 기다리며 고통을

견딘다.

 


 

 

이 세상엔 온갖 죄들이 넘치고 악인들이 판을 친다. 그럼에도 살아갈만한 이유는 역시

'사랑'이다. 억만년에 걸친 질긴 불행한 인연도 사랑의 힘을 넘지 못했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남자를 알아보고 그의 품에 안기는 장면은 감동스럽다.

 

오래된 전설이나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고 신비롭다.

윤회의 운명속 우리는 어떤 전생을 살았을지 궁금해진다.

그 삶속에 내가 갈망했던 사랑이 있었을지도.

삶의 끝, 어느 절벽 근처에 있을지도 모를 환상서점에서 누군가 나를 기다려줄지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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