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봄에는 할 일이 참 많습니다 - 101세 화가 모지스 할머니의 말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지음, 류승경 편역 / 수오서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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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중반이면 슬슬 저세상에 들어갈 나이라고 생각하고 뭔가 시도한다는게

불가능하거나 해봐도 그닥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12살 부터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했던 강한 할머니 모지스는 바로 그 70중반의

나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몇 년전부터 그림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접하게 되었다.

여기서는 표지에 한 점 정도가 실렸지만 실제 보면 아주 따뜻하고 예쁜 그림들이었다.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 제대로 된 그림공부를 해본적도 없던 할머니가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화가였다니. 그저 놀라운 마음으로 한참을 들여다 보았던 그림의 주인공 모지스 할머니의 말을 듣다보니 인생을 꽉차게 살아온 사람의 지혜와 해학을 만나게 된다.

 

 

엊그제 우리의 영원한 철학자 김형석교수의 말도 할머니의 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어진 삶에 대해 불만만 하지 말고 스스로 만들어가라는 말.

그리고 용서하는 일은 나도 상대에게도 위안이 되고 살아갈 힘이 된다는 말들.

지금에야 100세 시대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태어나던 1961년에 101세로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삶은 정말 아름다웠고 부러운 일이었다.

 

 

자신의 그림이 생각보다 더 많은 금액에 팔리자 그 돈을 다시 중개인에게

보내는 정직한 할머니의 마음. 그리고 정치인들에 대한 해학을 듣다보면

아 할머니가 지금 다시 태어나면 더 멋진 삶을 살겠구나 싶었다.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나 형제, 자매, 자식들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상실과 고통을 겪었을지....오래 산다는 일은 좋기만 한 것 아니지 싶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이 백안관에 걸릴만큼 미국에서는 사랑받는 화가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 책에는 할머니의 그림을 볼 수 없었다.

간간히 할머니의 그림도 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그림과 글이 함께 어우러 졌다면 훨씬 풍성한 책이 되었을텐데.

 

다시 봄이다. 내게 이제 얼마 만큼의 봄이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할머니의 말대로라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고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시간이라는데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 돌아보게 된다.

묵혀두었던 화집을 찾아 할머니의 그림을 오랫동안 들여다봐야겠다.

크리스마스 카드에 가장 많이 등장한다는 할머니의 그림에는 사람을 선하게,

동심의 세상으로 이끄는 힘이 있으니까 말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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