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중반쯤 왔을 때 한 번쯤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바로 저자처럼 마흔의 중반즈음에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글로 정리해본다면
지나온 길에 놓친 것은 없는지 가야할 길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깨달을 수도 있다.
불우하고 가난했던 어린시절, 대학에 진학할 수 없어 실업학교에 들어갔지만
공부가 자신과는 맞지 않아 힘들었던 얘기들이 참 나와 닮았다.
심지어 이른 결혼까지. 나도 저자처럼 나만 온전히 사랑해주는 사람, 따뜻함이
그리워 빨리 짝을 찾았는지도 모른다. 저자도 이른 결혼과 출산으로 좋은 점도
있었지만 발랄한 20대를 가져보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웠다고 한다.
인생이란건 이렇듯 좋은 걸 다 가질 수는 없는 법이다.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딸아이에게 결혼을 강요한 적은 없다. 다만 연애는 필수로 해야한다고
하지만 어쩐 일인지 연애조차도 시들한 것 같다. 나 역시 20대의 나로 돌아간다면 연애는
뜨겁게 하고 결혼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식을 낳는 일도 그렇다.
한 생명을 낳고 기르고 책임지는 일은 정말 대단한 결단과 희생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인가 요즘 사람들은 애낳기를 하지 않는다. 이해가 되지만 걱정스럽기도 하다.
나도 저자처럼 꼭 이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OECD국중에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우리나라. 살다보면 죽고 싶은 순간들은 얼마든지 온다.
그럴 때 마다 죽었다면 이 세상에 남을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유명 연예인들의 죽음을 보면서 '아 저 순간만 참았다면, 그랬다면
내가 죽지 않길 잘했구나 하는 순간이 분명 왔을텐데.'하는 마음이 든다.
제발 그 힘든 상황이 끝이 아니고 다시 일어설 순간이 반드시 온다는걸 믿게 해주고 싶다.
내가 죽는 날, 나는 성공한 인생을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아니다. 남은 시간 그 말을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밖에.
마치 내가 쓴 글처럼 수많은 곳에서 공감 꾹을 누르게 되는 책이다.
자라온 환경이며 감성이 참 많이 비슷한 작가다.
인생의 중반쯤 살았고 이렇게 지나온 시간들을 정리할 수 있는 책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참 부럽다. 남은 날들도 분명 몇 번의 위기가 있기도 하겠지만 잘 살아낼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또 다른 일기가 세상에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