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없이 살 수 있으면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하는데 불공평하게 생각되는 내 인생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에게 주어진 몫대로 살아가는 것 처럼 느껴진다.
누구에겐가 조금 빌려 살 수도 없는 인생. 제목이 참 근사하다.
산등성이위에 달이 떠있고 나그네 하나가 묵묵히 그 길을 걷고 있다. 우리 인생을
그린 것처럼 보인다. 쉬고 싶다고 저 산을 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길.
남이 대신 살아주거나 데려다주지 않는 그런 길이 인생이다.
수도승이라면 성직자라고 해야하나. 뭐라고 부르던 우리 인간의 삶에 멘토로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평범한 우리네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왔거나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자인 고팔의
어린시절은 평범했던 것 같다. 운명처럼 수도승의 길을 선택하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해야겠다.
자신을 강의를 듣는 사람이었던 해리에게 초대를 받아 가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그저 어떻게 살아가라는 막연한 얘기보다 훨씬 몰입감을 높인다.
누가봐도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는 해리에게도 사실 말하지 못할 고통이 있고 불안이
있었다. 고팔을 다시 아쉬람으로 데려다주는 길에서 나눈 대화에 인생의 많은 해답들이
들어있었다. 자신이 경험한 얘기며 전해지는 얘기들, 그 속에서 지혜를 발견하고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겉으로 보이는 성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 마음을 움직였던 얘기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날마다 감사일기를 써보라는 말이었다. 정말 아무 한 일 없었던 하루였음에도 분명 감사한 일들은 있다. 키우는 강아지들이 탈없이 잘 놀았고 내가 해준 소박한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들이 있었고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마음 근육을 키운 하루.
찾아보니 감사할 일들은 많았다.
나를 온전히 받아주고 믿고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말에 나는 과연 그런 사람이 있는가 되돌아본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를 믿고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는지도 생각해본다.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기도 하지만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