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는 혼란 - 인생의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당신을 위해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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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른'이라는 정의를 찾아본다. '다 자란 사람' 혹은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몇 개의 단어로 '어른'을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 자랐다는게 어떤 의미인가? 신체적으로 다 자랐다는 것은 만 20세의 경우라고

치더라도 정신적으로 다 자랐다는 것은 어떻게 정의될 것인가.

 

 

먹고 살기 힘들던 시대에 오히려 아이는 많이 출산했다. 단산의 의미를 몰랐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옛날 사람들은 '저먹을 것은 타고난다'처럼 후손들의 탄생을 책임이라기

보다는 하늘의 뜻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살기 편해졌다는 요즘에 오히려 출산은 줄어들었다.

'하나의 생명을 제대로 키우기 어렵다는 것'을 익히 알기 때문이다.

일단 여기 정의된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누군가의 삶을 책임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삶은 편해졌지만 '어른'이 되기 힘든 세상이 된 것만 같다.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은 다양하다. 권력이나 부, 예술에 관한 것까지 인간처럼 이렇게

다양한 욕망을 지닌 생명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인간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욕망이 진화나 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너무 쉽게 실패로 이끄는 독이 되기도 한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향락에 빠진 삶을 살았다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그의 작품에서 얼핏 그런 삶이 엿보였지만 자신의 삶이 투영되었다는 것은 그것도 아주 극렬하게 펼쳐졌다는 사실은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어쨌든 인간이 그나마 이런 질서라도 유지하면서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욕망에 대한 자제심이 같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그 욕망이 작품으로 승화되기도 하지만 실패로 이끌기도 한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거울에 비춰볼 수 있는 기회, 혹은 판단이 있다면 좀 더 나은 삶으로 나갈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자식을 키우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자신 하나만으로도 책임지는 삶을 살기 어려운데 자식을 책임있게 어른답게 살도록 키워낸다는 일이라니.

그런 점에서 나도 저자처럼 내 아이를 잘 키워내지 못한 것 같아 무척 후회스럽다.

다시 되돌아가 양육을 한다해도 자신이 없다.

자식을 키워낸다는 일뿐이랴. 모든 점에서 '어른답게 산다'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잠시 인생의 길위에서 흐트러진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기 위한 책으로 참 적절하게 다가온 기회였다. 뒤죽박죽 헝크러진 삶을 질서있게 정리하기 위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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