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베르메르 베이식 아트 2.0
노르베르트 슈나이더 지음, 정재곤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에 문외한인 내가 좋아하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는 뭔가

신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흘깃 나를 쳐다보는 눈길도 그렇고 살짝 벌어진 입으로는

뭔가를 말하는 것만 같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요하네스 베르메르에 관한 기록은 많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 멋진

작품을 남긴 화가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다니 참 안타까운 노릇이다. 그나마 이 책의

저자처럼 그의 작품을 따라 그를 해석하는 사람이 있어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일단 그림이라는 것은 아직 사진이 없었을 때 사회적, 역사적 기록으로서 그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글로 남긴 기록으로 당시를 짐작할 수도 있지만 한 점의 그림으로도

그게 가능하니 참 다행스럽다. 하지만 나처럼 그냥 그림만 보는 사람이라면 그 해석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림속에 숨겨진 힌트를 찾아가는 것은 셜록 홈즈의 범인찾기 만큼이나 흥미롭기만 하다.

커다란 모자를 쓴 남자와 마주앉은 여자. 그냥 그렇게만 보인다. 하지만 이 그림의 메시지는 바로 뒤에 걸린 지도란다.

당시 영국과 전쟁중이었던 네덜란드의 정치적 상황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다분했다는 뜻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탁자위에 놓여진 술병과 마주앉은 두 남녀의 그림에서도 강렬한

메시지는 있다. 당시 포도주는 정숙한 주부에게는 금기와도 같았단다.

그런 포도주를 앞에두고 마주앉은 남녀는 말하자면 불륜의 상황을 짐작케한다.

술잔을 입에 대고 눈웃음을 치는 여자는 뚜쟁이를 통해 매춘을 의뢰받고 승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에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댄 사회였지만 현실은 아주 방탕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은 그 뒤로 오랫동안 허가받은 성매매업소가 즐비했고 많은 남자들의 행락지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난 이 그림의 주인공이 너무 궁금했다. 아직까지도 이 소녀의 정체는

밝혀진 것이 없다. 그래서 더 신비롭다. 이국적인 터번을 쓴 것으로 보아 타국의 여인

이었을까. 아님 당시의 유행을 따른 신세대 소녀였을까.

베르메르가 그림으로 남기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몰랐을 이 소녀의 일생은 영원히

미지로 남을 것 같다.

 

어려서는 유복했지만 가난해진 베르메르는 요즘으로 말하면 처가살이를 한 셈인데

그 와중에서도 열 명이 넘는 아이를 낳았다는게 놀랍다.

처가가 부자여서 망정이지 먹을거리 걱정에 가뜩이나 많지도 않은 그림마저 그릴

형편이 안됐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저자가 쫒은 베르메르는 그래도 사회적 인식이나 주관이 뚜렸했던 것 같다.

그의 그림속에 담긴 당시의 메시지를 보면 말이다.

아쉽게도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서 더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한게 많이 아쉽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그의 작품이 더 소중하게 대접받는게 아닐까.

큰 화면으로 만난 베르메르의 작품집은 가끔 꺼내보고 싶은 소장품으로 아끼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