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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 있어 - 은모든 짧은 소설집
은모든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평점 :
연말연시가 되면 선물이 많이 오간다. 선물이란건 받는 일도 즐겁지만 주는기쁨도
크다는걸 준 사람들은 안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20230105_150847.jpg)
서른 다섯의 성지는 무명에 가까운 배우이다. 최근 제작되려던 영화까지 무산되고
생계를 위해 공부방을 열고 있지만 것또한 내리막길이다.
독립을 위해 모아두었던 돈을 엄마에게 빌려준 이후 독립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았다.
되는 일 없는 와중에 같이 일했던 배우인 미나에게서 연락이 온다.
추운날 냉면이라니 한 번 거절을 했지만 두 번째 전화가 온날 결국 둘은 만나 냉면을
먹는다. 그리고 미나가 손수 짜온 벙어리 장갑을 선물받는다.
요즘 누가 벙어리 장갑을 낀다고.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20230105_150914.jpg)
미나는 성지에게 선배에게 좋은 점이 있다고 고백한다.
주구장천 혼내기만 했던 다른 선배와는 다르게 좋은 점은 좋다고 딱 집어서 말해주었던 일.
그게 바로 성지가 미나에게 건넸던 선물이 아니었을까.
손을 쓸 때마다 벗어야 하는 장갑이지만 미나의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온 선물이었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20230105_150938_1.jpg)
수상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크리스마스의 바, 복수를 꿈꾸는 바텐더,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중년의 여성특수요원등 저자가 등장시키는 인물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흥미로운 인물들이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20230105_151035.jpg)
그러고보니 최근 2~3년 가장 극한직업군에 속한 것은 누구였을까.
아마도 천사가 아니었을까. 그것도 한 두군데도 아니고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거두어야 했을테니 그야말로 산넘고 물건너 고생꽤나 했을 것 같다.
과거완료형이면 좋으련만 최근 다시 중국에서 화장장에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죽은 사람들이 넘친다니 과로로 쓰러져 천사가 또 죽는 일이 생기는건 아닐지 걱정스럽다.
그래서 그런지 못버티는 사자들도 늘어난다는데...서로 잘해보자고 술잔을 부딪히는
두 천사의 모습에서 직업의 고달픔이 느껴진다.
짧지만 든든한 스토리들 17편을 묶어 내놓은 저자의 상상력과 유머에 흠뻑 빠진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