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독서법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9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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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널리 이름을 알린 김선영 작가의 단편모음집이다.

어느 한 편을 딱 꼽으라고 하면 고르기가 어려운 작품집이다.

 


 

집에서 한시간 가까이 걸리는 고등학교에 배정받은 인서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다.

엄마와 둘이 살고 있는 집은 늘 외로웠고 초등학교6학년때 단짝이었던 유라를

고등학교 같은 반에서 만났을 때 더욱 그만두고 싶어졌다.

부잣집딸에다 공부도 잘하고 예뻤던 유라. 인서는 그저 평범하다 못해 티도 안나는

그런 아이였는데 유라랑 단짝이 되고서야 자신감이 생겼는데 자신이 정성껏 보낸

편지를 유라가 다른 아이들에게 돌려보여주고 찢어 버렸다는 얘기를 다른 아이를

통해 들었을 때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남기고 홀로 동굴속에 숨어버렸다.

 

 

하필 남편없이 가장역할을 하던 엄마마저 우울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걸 보면서

인서는 동굴속에 더 숨게 되고 등교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 인서에게 상담센터를

소개해준 엄마. 그곳에서 차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데 오래전 유라와 있었던

사건이 진실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동굴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바깓은 준비됐어'.

 

 

부모님의 불화로 싸늘한 집. 점차 공부를 하지 않고 흔히 말하는 일진소속이 된 채원은

지난 가을학기에 부임해온 담임선생, 난타 샘의 부름으로 억지로 난타반에 들어간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난타반 일원이 된 채원은 불만이다. 하지만 난타반에서 나가러면

자신과 같은 아이를 데려다놓고 나가란다.

이런 무지막지한 샘을 보았나. 하지만 점차 난타의 매력에 빠져들고 기대되는 무대에 서는 날

부모님을 초대하는 편지를 보낸다.

 

 

과연 부모님은 한 송이의 장미를 들고 올 것인가. 한 묶음의 장미를 들고 올것인가.

 

길지 않은 각각의 단편은 묵직해서 한 편을 읽고 나면 머리속에 그 뒤를 이어갈

이야기들이 죽 들어선다. 그래서 장편같은 소설들이다.

공부잘하는 아이들만 대접받는 사회에서 살짝 어긋난 길을 가는 아이들에게 조금만

보듬어 주면 얼마든 열정을 가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한파가 몰아쳐 창밖에선 우뢰같은 바람소리에 몸과 마음이 쪼그라드는 것같은 이 밤.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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