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서 만나자
신소윤.유홍준.황주리 지음 / 덕주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사동은 예인이나 기인들의 놀이터다.

조선시대 궁터에서 가깝고 도시의 가장 중심에 있어 누구나 한번쯤은 지나간 적이

있는 곳일게다. 물론 요즘은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가 되긴 했지만.

 

 

내게도 인사동은 아주 특별한 곳이다. 좋은 인연을 만났었고 코로나 이전에는

친한 지인들과의 만남이 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일단 우리처럼 잘 숙성된 세대들이 가기 좋은 음식점과 술집이 있어 좋다.

홍대앞이나 강남역 근처보다 마음이 편하다. 동네나 사람이나 비슷하게 잘

늙어가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하지만 요즘은 내국인들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이 보이고 새로운 건물들과

외국업체들의 간판이 많아져서 살짝 낯선 느낌이 든다. 오래전 이 곳을 놀이터

삼아 놀던 기인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서 더 그렇다.

천상병, 중광, 이외수...모두 그리운 사람들이 되었다.

 

 

인사동길을 걸어 학교를 오갔던 사람들이며 일터를 다녔던 사람들.

고미술품을 사거나 필기구를 사던 사람들은 여전히 인사동을 찾지만 오래전

그 모습이 변해가는 것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그 인사동 사람들이 가장 많이 추억하는 사람이 천상병시인과 그의 부인 문순옥

여사가 운영하던 귀천이었다.

 

 

떠들썩하게 모여 술잔을 나누고 누군가는 술값을 내고 누군가는 얻어먹는 풍경들.

막걸리 한 잔에 신깍뚜기 조각만으로도 행복했던 기인들. 이제 그 흔적마저

사라지고 관광객들만 득실한 모습이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여전히 골목 구석에

자리잡고 버티는 예전의 음식점들이나 미술관들이 힘을 잃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울, 아니 전국 어디에도 이런 풍경이 남아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인사동 자체가 박물관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