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은 예인이나 기인들의 놀이터다.
조선시대 궁터에서 가깝고 도시의 가장 중심에 있어 누구나 한번쯤은 지나간 적이
있는 곳일게다. 물론 요즘은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가 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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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인사동은 아주 특별한 곳이다. 좋은 인연을 만났었고 코로나 이전에는
친한 지인들과의 만남이 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일단 우리처럼 잘 숙성된 세대들이 가기 좋은 음식점과 술집이 있어 좋다.
홍대앞이나 강남역 근처보다 마음이 편하다. 동네나 사람이나 비슷하게 잘
늙어가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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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은 내국인들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이 보이고 새로운 건물들과
외국업체들의 간판이 많아져서 살짝 낯선 느낌이 든다. 오래전 이 곳을 놀이터
삼아 놀던 기인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서 더 그렇다.
천상병, 중광, 이외수...모두 그리운 사람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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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길을 걸어 학교를 오갔던 사람들이며 일터를 다녔던 사람들.
고미술품을 사거나 필기구를 사던 사람들은 여전히 인사동을 찾지만 오래전
그 모습이 변해가는 것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그 인사동 사람들이 가장 많이 추억하는 사람이 천상병시인과 그의 부인 문순옥
여사가 운영하던 귀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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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하게 모여 술잔을 나누고 누군가는 술값을 내고 누군가는 얻어먹는 풍경들.
막걸리 한 잔에 신깍뚜기 조각만으로도 행복했던 기인들. 이제 그 흔적마저
사라지고 관광객들만 득실한 모습이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여전히 골목 구석에
자리잡고 버티는 예전의 음식점들이나 미술관들이 힘을 잃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울, 아니 전국 어디에도 이런 풍경이 남아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인사동 자체가 박물관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