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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평점 :
사진관에 가본적이 언제였던가. 오래전 여권사진을 찍기위해 갔던 것을 빼면
확실히 예전보다 사진관에 갈 일이 없어진걸 깨달았다.
휴대폰사진이 일상화된 요즘 폴더에는 수백장의 사진이 들어있지만 정작 인화를
한 사진도 거의 없다. 동네마다 하나 둘 있었던 사진관들도 점차 사라지는 것 같다.
제주도 한적한 마을에 사진관이라니. 정말 어울리지 않을 풍경이 그려진다.
사진작가로 제법 이름을 날렸던 석영은 조용한 삶을 원했고 제주토박이처럼 살고 싶어 사진관을 열었다. 하쿠다 사진관. 하쿠다는 제주사투리로 뭔가를 하겠다, 할 것입니다, 라는 뜻이란다. 이름은 상당히 긍정적이지만 글쎄 이 외진곳까지 찾아와 사진을 찍을 사람이 있을까.
제비는 아이를 좋아해서 유아교육과까지 나왔지만 사진에 매료되어 사진관에 취업했다.
하지만 상사의 갑질로 사표를 던지고 제주에 휴가차 내려온 참이다.
어느 새 한달이 넘어가고 돈도 떨어져가던 참에 우연히 '하쿠다 사진관'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사진관에서 일하게 된다. 그나저나 자기 월급이나 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첫 손님은 외지에서 들어온 유나의 백일사진. 유나네는 빵집 개업을 준비중이다.
우연히 라이더들이 이 사진관에 오게되고 멋진 사진을 찍게 된다. 그렇게 하나 둘 소문이 나면서 하쿠다사진관은 사연있는 사람들의 의뢰가 들어오는데..
눈이 없는 아이와 함께 가족여행을 온 부부, 오래전 사라진 아이의 시신을 묻고 실종으로 남겨둔 퇴직형사, 까탈스런 신혼부부등...
일반적인 사진이 아닌 마음이 담긴 사진을 보면서 고객들은 만족한다.
제비에게도 비밀이 있다. 스무살에 낳은 아이. 그 아이를 키우지 못해 입양을 보냈다.
사진관 주인 석영은 어려서 죽은 여동생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제비가 하쿠다사진관에 온 이후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아간다. 잠깐 머물기로 했던
대왕물꾸럭마을은 이제 관광명소가 되었다. 그리고 하쿠다사진관을 찾는 사람들은
마음까지 찍어내는 하쿠다사진관에 푹 빠지게 된다.
제주 물꾸럭마을이 어디일까 나도 가고 싶다. 문어빵도 먹고 사진도 찍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