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 선택적 함구증을 가졌던 쌍둥이 자매의 작은 기록들
윤여진.윤여주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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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함구증'이란 병이 있다는걸 처음 알았다.

아무리 쌍둥이라 해도 같은 병을 앓았다니. 신체적인 문제라기 보다

정신적인 문제였을텐데 하필 이런것까지 닮을껀 뭐람.

 


 

'내 별명은 울보입니다'라는 글로 상을 받을 만큼 울기도 잘했고 글도 제법 잘썼던 것

같은데. 말을 아예 못하는것도 아니고 집안에서는 말괄량이처럼 잘 놀고 떠들면서

왜 학교나 밖에서는 말을 못했는지 모르겠다. 암튼 잘 할수 있음에도 못했던 당사자들의 심정이야 오죽할까. 억울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약국일로 늘 바쁜 엄마. 사업한답시고 걸핏하면 집을 비우고 실패를 거듭했던 아빠.

두 아이의 곁을 지켰던 사람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할머니 뿐이었다.

이 책의 반 이상은 할머니 이야기였다. 쌍둥이 아이들에게 할머니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던거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자신과 똑같은 아이가 마주보고 있다는 것. 그래서 덜 외롭지 않았을까.

 


 

이제는 한의사로, 치과의사로 활발하게 잘 살고 있다니 다행이다.

어려서 하지 못했던 말들을 이렇게라도 쏟아놓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니 또 얼마나

감사한가. 식도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께 해주지 못한 요리가 있어 늘 후회스럽다는 말이 기특하다. 사랑도 듬뿍 주지 못했던 아빠인데 늘 빈손을 내밀던 가난한 아빠인데 어른이 되어 아빠를 이해하게 되었다니 지금까지 아빠를 용서하지 못한 나보다 꽤

어른스럽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이 세상에 온전한 내편 하나만 있어도 살아지더라는 굴곡진 삶에 서로가 있어 다행이다.  이제는 옛말하고 살수 있어 다행이다.

 

두 쌍둥이의 회고록을 보자니 이제는 하늘에 있는 할머니에게 감사하고 또 하나 스물 여섯에 아이 셋을 두었던 쌍둥이 엄마의 고단했을 삶이 더 다가온다.

아직 너무 어린나이에 약국 한쪽에 아이의 보행기를 두고 가장역할을 해야했던 그

어린 엄마가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

아빠를 그렇게 보냈던 것을 후회했듯이 이제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엄마에게 더 많은

사랑이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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