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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평점 :
로웬은 무명작가이다. 얼마전 대장암을 앓던 엄마를 떠나보냈다.
엄마를 돌보느라 글을 전혀 쓰지 못했고 아파트 월세마저 밀려서 쫓겨날 처지이다.
연인이었던 코리와도 끝장이 났다. 한마디로 벼랑끝에 몰린 셈이다.
그 때 마침 출판사에서 불행한 사고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는 유명작가의 작품을
이어서 써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하필 그 날 그미팅이 시작되기전 겪었던 우연한 교통사고 목격이나 피가 튄 자신을 돌봐주었던 친절한 남자때문에 마음이 어수선하지만 않았더라면 그 제의를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로웬은 거절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남자, 제러미가 로웬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어느새 자신의 마음에 들어온 남자. 그는 출판사에게 50만 달러를 달라고 말하라고 한다.
물론 로웬은 돈이 간절하게 필요했다. 하지만 유명 작가 베러티의 작품을 대신 이어 쓸만한 능력이 자신에게 있는지 회의스럽다. 그럼에도 제안을 수락한건 순전히 제러미때문이었다.
왠지 그가 운명의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그렇게 시작된 로웬의 이어쓰기는 제러미와 베러티가 함께 살고 있는 버몬트의 저택에서 시작된다. 베러티는 교통사고로 온몸이 마비된 채 침대에 누워있었고 간호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제러미와 베러티에게는 여덟살된 딸 쌍둥이가 있었고 다섯살된 아들 크루가 있었다.
하지만 6개월 간격으로 딸 채스틴과 하퍼가 죽음을 맞았다. 그 뒤를 이어 베러티마저
사고를 당한 그야말로 불행이 이어지는 집안에 로웬이 들어선 것이다.
집필을 위해 베러티의 서재에서 소재를 수집하려는 로웬. 그리고 발견된 베러티의 자서전, '그대로 이루어지기를'이 발견하고 로웬은 어둠의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
베러티의 자서전에는 남편 제러미를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모든 것이 끝난 순간까지
자세하게 쓰여있다. 베러티는 제러미를 너무도 사랑하여 우연히 찾아온 딸 쌍둥이마저
질투하게 된다. 자신을 사랑하던 제러미가 딸들을 사랑하게 된 현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채스턴은 땅콩알레르기고 죽었고 하퍼는 집 뒤 호숫가 빠져죽었다.
베러티는 이제 자신의 적들이 없었졌다고 했다. 채스턴은 아니었지만 하퍼의 죽음에는
베러티의 계획이 있었다고도 했다.
로웬은 경악한다. 베러티가 아이를 죽이고 그 벌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베러티가 전신마비가 아니고 연기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이미 제러미를 사랑하게 된 로웬. 제러미와 크루에게 위기가 닥쳤다고 생각한 로웬은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다. 이 모든 슬픔의 뒤에 베러티가 있었다고.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인 베러티. 그녀의 사랑은 위험했다.
자식을 죽일 정도로. 그래서 로웬과 제러미는 그녀의 죄를 심판하기로 한다.
그렇게 끝나버린 무대 뒤에 남겨진 진실들. 과연 베러티는 악마였을까.
가해자였을까. 아님 자신의 글로 인해 불행을 맞이한 피해자였을까.
적나라한 성의 표현에 마음이 따끔거리기도 하지만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는 최근에
읽은 스릴러중 가장 압도적이다. 책을 덮어도 도무지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판단할 수가 없다. 그 절묘한 질문을 던진 작가의 능력에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