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스물 스물아홉 - 어른이 되는 법
이리 지음 / 왼쪽주머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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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나온 스물 아홉을 떠올려봤다.

그땐 내가 꽤 나이를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지나놓고보니 고작 내인생의

3분의1쯤 산정도였다. 또 생각나는건 질풍노도의 시절이었을 때,

내가 친구들에게 늘 말했던 '난 서른전에 죽을거야'다.

왜 하필 서른 전에 죽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가사도 심상치 않다.

점점 더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서른이란 나이가 주는 무게감이란게 분명 있는 모양이다. 이제는 유년의 시절로

부터, 아님 청춘이란 시간으로 부터 손을 떼야하고 보호보다는 의무와 책임이 막강하게 기다리고 있는 어디엔가로 비장하게 들어가야 하고...

 


 

 아홉이란 숫자가 주는 압박감도 있다. 십대, 이십대를 마감하고 이제 서른이란 세계로

들어서는 막바지의 아쉬움같은 것도.

더구나 아직 대학원생이라는 학생도 일반인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있다보면 막막함이 달라붙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여전히 5월5일에 선물을 기다린다는 말에 애틋함도 곁들여진다.

 


 

참는 법을 잘 아는 아이. 그게 병이 되어 언젠가 자신을 삼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스물 아홉쯤에야 깨달은 것은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그래도 여전히 딸아이의 귀가를 기다리는 부모와 함께 살고 있고 더해서 다정한

부모님을 둔 것이 얼마나 큰 재산인지를 알았으면 좋겠다.

혼자서 미래 걱정에, 인간관계 걱정에 왜 힘들지 않겠나마는 그 전에 가족의 부재,

혹은 불화로 인해 상처받고 살아야 하는 운나쁜 사람들도 꽤나 많으니까.

 


 

'작가'라는 단어가 주는 수많은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있다.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 하지만 어쩌면 평생 가난과 동반자가 되어야 하는 운명.

'글을 써서 밥을 버는 일이'엄청이나 버거운 사람.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어 줘야 하는 소명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

 

내가 생각하는 작가의 이미지는 그랬다.

그래서 겉으로 다소 남루해도 부자처럼 보이기도 했다. 마음이 넉넉해서 무엇이라도

품을 수 있을거란 기대는 어이없게 깨진 계기가 있어 이후 작가들의 모임같은데는

가지 않는 편이다. 적당한 '거리두기'도 그저 저 먼곳에서 상상으로 남겨두는 일도

꽤나 괜찮은 일임을 알게 되고 '작가'도 그저 그런 나와 같은 인간일 뿐이라고 치부하기 시작했다. 드물게 아직 나를 감동시키는 작가가 있긴 하지만.

 

여러 글을 썼지만 '에세이'를 쓰는 일이 너무 어렵더라는 말에 공감한다.

내 얘기인데, 남이 등장하는 내 얘기를 쓴다는 일이 얼마나 주저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이라면 일단 작가로서 시작은 괜찮다.

글도 포장없이 잘 전해졌다. 본명이 '이리'인지 필명인지는 모르지만 언젠가 내가 감동받을 대작을 기대해본다. '이리'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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