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의 아메리카 생존기 스피리투스 청소년문학 1
박생강 지음 / 스피리투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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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시 보광동을 만났다.

'보광동 안개소년'의 작가가 이 책의 작가인건 마지막장을 보고서야 알았다.

그저 아메리카에 정착하게 된 소년의 이야기인줄만 알고 선택한 책이었는데

오랜 내 추억과 같은 여정이어서 읽는 내내 마음이 간질거렸다.

 


 

태조는 보광동에서 태어났고 보광초등학교를 졸업했고(내가 태조의 선배다)이태원을 오가면서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평화시장에서 옷을 만들어 팔던 엄마가 이태원에서 옷장사로 돈을 잘벌었고 아이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시키기 위해 이민을 결심했다.

 


 

사실 태조의 나이쯤의 이민은 바람직하지 않다. 좀 더 어리거나 아예 서른쯤이면 더 나을런지도 모른다. 하긴 어떤 나이건 다른 나라에서 다시 뿌리를 내린다는건 어려운 일이다.

태조는 수학만 못한게 아니고 영어도 젬병이었기에 일단 학교수업자체를 따라갈 수가 없다.

그럼에도 영어일기를 매일 쓰면서 영어가 늘어가고 한국에서 왕따를 당할 때 보다는 적응도 잘하는 편이다.

 


 

하필 태조네 가족이 둥지를 튼 곳이 내가 머물렀던 오렌지카운티였다.

태조랑 나는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나보다 보광동에서 태어나 오렌지카운티로 날아간 사연이 같다. 나는 그렇게나 오고 싶었던 디즈니랜드 바로 옆 동네에서 하숙을 했다.

왜 그때는 그런 생각을 못하고 줄창 걷기만 했는지 태조처럼 자전거라도 탈걸.

 


 

한창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이 말도 안통하는 다국적 커뮤니티에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백인위주의 동네가 아니어서 오히려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유독 베트남사람이 많이 살았던 오렌지카운티. 거기에다 히스패닉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니 피차 인종차별하기는 좀 그런 동네이긴 하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언어를 익히고 새로운 환경에서 나름 고군분투하는

태조의 모습에서 힌국인의 적응력을 보았다. 우리나라사람들은 어디에서도 결국은

적응을 하니까. 하지만 열 여섯의 태조에게 미국은 결국 낯선 나라일 뿐이고 되돌아온

한국은 예전의 조국과는 또다른 이질감이 있을 수밖에 없겠다.

 

덕분에 영어가 좀 는것도 같다. 태조의 영어일기에 등장하는 문장들이 참 좋기도 해서.

많이 외로워서 연애를 해야겠다는 말에 그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나는 태조처럼 아주 살러간건 아니고 공부를 하러갔기에 조금 다른 느낌으로 마국살이를 한 것 같다. 보광동 골목과 오렌지카운티의 메그놀리아의 큰 길을 추억으로 오가면서 한 소년의 성장을 잘 지켜보았다. 지금쯤 이 소설의 주인공 M은 이태원 어디쯤에서 잘 살아가겠지. 이태원이 국제도시가 된 후 나는 좀 이태원이 멀어지긴 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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