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 제철 채소 제철 과일처럼 제철 마음을 먹을 것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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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가는 기(氣)가 좋은 곳인가보다.

내가 알기로 그 근처에 사는 문인들이 꽤 많다.

맑고 밝고 글감이 넘치는 곳이라는 뜻인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대개 저자에 대해 궁금증이 있고 가끔

독자와 만나는 시간이 있으면 달려가곤 했던 나로서는 저자는 그저 책으로만

만나는 일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책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이미지와 영 다른 모습이 느껴지면 왠지 배신감이

든다고 할까. 그럼에도 소설보다는 이런 에세이집에서 더 가깝게 저자를 만날 수

있어 좋다.

 


 

프로작가들은 대개 자신만의 집필실을 가지는 모양인데 도시에서 도시로 이어지던

글쓰기 터가 곡성이란 시골로 옮겨가면서 쓴 1년간의 일기가 퍽 평화롭다.

짦은 시간동안 시골의 넉넘함이 그새 담겼던가 보다.

글쓰기 한 시간 하늘보기 한 시간 텃밭에서 풀뽑고 강아지랑 산책하고...신선놀음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더불어 주변에 좋은 지인들이 많아서 참 행복해보인다.

동네글방을 열어 글쓰기도 가르치고 세상얘기도 하고 그러면서 쓰고 싶은 글도 쓰고..

읽다보니 나와 비슷한 점이 참 많았다. 아버지가 평안도 영변사람이라는 것도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도..그리고 시골에 내려와 시골살이를 하는 것도.

나는 뭍으로 나가는 일이 퍽 어려운 곳이어서 외로움을 많이 견뎌야 하는 것은 좀 다르다.

 


 

세상을 달관하여 살아간 조선의 광대 달문이 좋아 집필실의 이름을 달문이라 했다던가.

작가라는 일이 그렇다. 세상에 속하였으되 조금은 세상위에 서서 달관하듯 살아야하고

때로는 세상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들여다봐야하는 그런.

그래서 담아야 할 것 들이 너무 많아 쉽게 지치기도 하는.

글이라도 써서 덜어내댜 살아갈 수 있는 그럼 사람.

그래서 그걸 읽는 우리들은 닿지 못한 세상과 만나고 행복해지는 그런 시간들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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