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하고 밀당 중입니다 - 사춘기 딸과 함께한 날들의 기록
지모 지음 / 샘터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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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을 꼽으라면 역시 아이를 키우는 일이었다.

사실 제대로 키웠다고 표현하기도 민망하지만 내 배 아파 태어났는데 어디

외계에서 온 아이처럼 낯설고 내 맘대로 되지 않아 절망했던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동서고금 아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모두 이런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다만 질풍노도라고 불리는 사춘기 시기가 날이 갈수록 어려진다는 사실이 놀랍다.

정말 힘들었던 아들의 사춘기는 중2였던 것 같은데 후에 누군가 아이가 5학년때 너무

힘들었다고 하길래 아 요즘아이들은 사춘기도 빨라졌구나 했었다.

아니 그런데 여기 이 에세이의 주인공 딸내미의 사춘기가 초2였다니. 아직 아기아닌가.

 


 

하긴 엊그제 유퀴즈언더블럭에 나온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을 보니 예전 우리 아이 키울때와는 너무 달라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초2가 된 선배가 이제 막 입학한 1학년 후배를 위해 학교에 잘 적응하는 법을 분야별로 전수하는 책을 냈단다. 와우 앙증맞은 걸 넘어서서 기가 딱 막힌다.

그러니 그런 똘똘이들이 사춘기까지 땡겨서 마구잡이로 땡겨서 치뤄내는 일쯤이야. 뭐.

 


 

나도 아들 뒤꽁무니를 무던히도 따라다녔다. 영어유치원으로 논술학원으로 태권도까지..그래야만 하는 걸로 알았던 때가 있었다. 애는 심드렁한데 나만 열심히 스케줄을 쫓던 때.

지나놓고 보니 다 부질없었는데 왜 그 땐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는지.

'이것은 샌드백을 치는 소리가 아녀 내 가슴을 치는 소리여.'

'내가 만약 조개 였다면 진주 하나 만들겠어요.' 같은 멘트에서 아이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되고도 남았다. 나도 그랬으니까.

 


 

아이를 제일 잘안다고 생각하는게 모든 엄마의 생각이지만 의외로 아이를 제대로

몰랐다는 깨달음은 늦게서야 온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과외로 뺑뺑이를 돌리고

집에와서 숙제까지 미션처럼 해결해야 하는 아이의 심정을 정말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었을까.

 

그 때는 몰랐지만 이제라도 알았다니 다행이다. 억지로 세게 끌어당기면 그대로 넘어지는 아이라는걸. 기다려주면 조금 늦긴 하지만 제대로 해낼 것이라는 걸.

엄마가 알아주면 가장 행복해지지 않을까.

예중이든 과학고든 성적으로 실력으로 가는 학교를 졸업하고 어엿하게 제몫을 해내길

바라는 일도 부모의 기쁨이지만 살아보니 꼭 성적순이 행복순은 아니더라는걸...

나도 이제는 안다. 그러니 아이들 뺑뺑이좀 그만 돌리면 어떨까.

 

일단 그림이 넘 마음에 든다. 컬러플하고 패셔너블하고 위트가 넘치는 그림과 대사들이 정말 마음에 쏙 든다. 이런 재능이 아이에게도 잘 닿아서 멋진 아이로 잘 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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