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눈에는 자식 잘 키웠고 나름 잘 산다고 생각했지만 부모에게 말을 못해서
그렇지 다들 삶의 고난이 있었다. 이제는 짐이 되어버린 부모가 지긋지긋 해졌다.
그래서 형제들이 합심해서 부모를 죽였을까.
안방가면 시어머니 말이 맞고 건너방에 가면 며느리 말이 맞더라고 몸도 마음도
불편한 부모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자식들이 원망스럽다가도 각자의 사연을
보면 비난을 할 수도 없다.
나도 그랬다. 내가 자식에게 짐을 되는 순간 스스로 삶을 마감하겠다고.
하지만 그럴 힘도 없고 정신도 없어진다면 어쩌나.
가장 질긴 족쇄, 가장 지긋지긋한 족속, 가족에 대해 이렇게 까지 리얼하게 그려내다니.
마음이 답답해진다. 내 사연도 이 소설 한 권을 될텐데.
술로 세월을 보내던 아버지가 그나마 속 썩이지 않고 7순 되던 해 돌아가신게 그나마
다행이었고 이제 치매끼가 있는 엄마가 걱정스럽다.
나는 부모처럼 살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는데 입찬 소리 못한다고 내가 자식에게
짐이 되는 순간이 오지 않는다는 법이 있나.
핏줄이라는 이유로 서로에게 기대던 순간도 있으련만 어느 순간 남보다 못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아주 생생히 그려낸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