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영혼 -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
류팅 지음, 동덕한중문화번역학회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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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내가 가진 시간중 얼마만큼을 지불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갖게 되는 꿈을 꾼다.

영혼에도 무게가 있다면 얼마만큼 덜어내어 내가 원하는 것을 갖게 되는 꿈 같은거.

 


 

시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남자는 시를 사랑했고 추앙했다. 가난한 여자를 사랑했었고

그 사랑은 시의 원천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건 결코 이상이 될 수 없었다.

시가 돈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 계속되자 이재에 능했던 한 친구와 영혼을 맞바꾼다.

남자는 돈을 긁어모으고 부자가 되었고 친구는 위대한 시인이 되었다.

남자는 어렴풋이 자신의 능력이 친구에게 옮겨간 것을 알게 된다.

참을 수 없을만큼 간절해지는 자신의 능력. 결국 남자는 자신의 뼈가 바닥에 부딪히며

내는 싯구를 들었다. 그게 마지막 소리였다.

 


 

우연히 지하철 맞은편에 앉아있던 의문의 남자. 죽음의 신이었다.

그는 미국에 있었지만 죄를 짓고 중국으로 유배를 온 참이라고 했다. 실제 그는 누군가를 죽이지는 않았다. 다만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을 먹고 사는 존재였다.

인간이 죽음에 이르는 동안 그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오히려 더 끔직함을 누구보다 신은 알았던 것 같다. 차라리 내가 죽음에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아니 우리는 안다. 닿고 싶지 않아도 언젠가 죽음이란 결말에 닿는다는 것을.

 


 

죽음을 설계하는 사람이라니....누군가 간절히 죽음을 원하면 달려가는 사람. '죽음의 매니저' 언젠가 정말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삶은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지 않지만 죽음만큼은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 가고 싶다는 사람이 분명 있을테니까. 어떤 방법으로 죽음을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죽음의 방식을 가르쳐주는 사람. 그 전에 그 죽음이 합당하다는 공감이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제복'에 나오는 남자를 보면 과거 '완장'이라는 드라마가 떠오른다.

완장이나 제복이 주는 힘 같은거. 재능하고도 상관없는 그 힘이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

권력이 되기도 하는 세상. 민주국가이든 공산국가이든 그런 세상은 참 공평하게 존재하다니.

 

타임슬립으로 당나라고 돌아간 교수가 있는가하면 정부의 개발사업에 맞서 싸우다

'귀'만 살아남은 남자의 이야기에서 자본주의의 속성에 물들어가는 중국의 현실을 보게된다.

 

다소 난해하고 엉뚱하기도 하지만 발전을 거듭하는 중국이 겪고 있는 문제들이 어렴풋이 다가온다. 어디든 어느 시대이든 이런 격동의 순간들은 있었다.

기묘한 12편의 이야기가 조금 어렵기도 하지만 바로 그런 점에서 중국이란 나라의 다양성을 엿보게 되는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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