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팬이

팬이 ㅣ 특서 청소년문학 26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3월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광고 모델들이 AI라는데 이러다가 정말 온 세상이

메타버스가 되고 생명이 아닌 것이 인간의 자리를 꿰차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한 로봇들은 인간의 모습에 근접하고 인간이 할 일을 대신하는 그런 역할이었다. 홀로사는 노인들을 위한 말벗 로봇이나 레시피대로 요리를 만드는 로봇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이러다가 로봇이 전쟁도 대신하고 그러다가 인간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는 터미네이터 같은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닐까. 역시 나는 아재 세대인가보다.

 

아이폰이 진화하는 것처럼 로봇 아인이 1세대에서 13세대로 진화하는 미래의 어느 날,

이제 고전으로 불리는 로봇-5089는 로봇개발자인 정준에게 절대 리셋은 안하겠다고 말한다.

로봇개발업체 아인사의 회장은 로봇답지 않게 독립적인 사고를 하는 로봇-5089를 리셋 하라고 정준을 압박하고 있다. 결국 3개월의 시간을 얻어낸 정준은 로봇-5089, 스스로는 팬이라고 불러달라는 이 로봇을 달래 리셋을 하려고 한다.

 

스스로를 로봇이라고 생각하는 열 살 소년 동운. '워리'하는 이름으로 불러달라는 소년의 아버지는 무명배우였다가 이제는 악역전문배우로 활동한다.

누구도 맡고 싶지 않았던 아동성범죄자를 연기하는 바람에 아들인 동호는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다. 그 기억을 지우고 싶어 스스로 로봇이 되어 리셋을 하고 싶어한다.

 

노래를 작사, 작곡하고 세상에 발표하는 능력을 지닌 팬.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어마어마한 저작권료를 벌어들이지만 로봇의 소유자인 아인사가 다 가져간다. 하지만 로봇-5089가 스스로 노래하고 세상밖으로 나가려하자 비밀이 밝혀질까 정준에게 로봇을 없애라고 했지만 정준에게 팬은 아들과 같은 존재이다.

팬은 충전을 하고 매일 윤활유를 마셔야하는 로봇이지만 인간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인간들은 하기 싫은 일이나 힘든 일은 로봇에게 맡기고 정작 로봇이 자아를 드러내면

여지없이 밟아버린다. 팬은 진정한 예술가가 되고 싶어 정준에게 고통을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하고 왕따인 워리는 고통을 없애기 위해 리셋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열 여덟해를 산 팬과 열 살인 워리는 햄버거와 감자튀김이고 엄지와 검지처럼 떨어질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인간처럼 고통을 느끼는 로봇이 되길 소망하는 팬은 자신의 곁을 떠나는 워리에게 '널 기다릴게'라며 안아준다. 좀 더 성장하고 고통을 이기는 법을 알게 될 소년을.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