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
신고은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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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전쟁이다. 문밖으로 나가는 순간 사람이든 상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전투를 시작해야한다. 그런데 과연 적은 누구일까.

늘 나를 잘 챙겨주는 상사나 선배? 아님 늘 못마땅하게 뒷담화를 즐기는 옆부서의

여직원? 사실 보이는 적은 대응하기도 쉽고 이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적들이 너무 많다는게 문제이다.

 


 

나를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이외에는 늘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예전에 보면 그렇게나 많았던 곗돈 사기나 보증사고같은 것을 보면 모두 아주

친한 사람들이었고 배신이라고는 생각해볼 수 없는 상대들이었다.

애초부터 나를 갈구고 험담하고 괴롭히는 적들은 오히려 진짜 적이 아닐지도 모른다.

 

 

살다보면 '틈'이 생긴다. 그 틈을 파고드는 친절한 상대들이 있다. 위안도 되고 도움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돌변하여 나를 가스라이팅한다면?

요즘 하루 걸러 일어나고 있는 데이트폭력이나 살인같은 경우를 보면 더 할수 없이

사랑했던 사람들이었다. 무슨이유로 헤어지자는 말에 갑자기 돌변하여 적이 된다.

주변을 돌면서 스토킹을 하고 극단적으로 살인까지 저지른다. 분명 그들도 예전에는

상대를 몹시 사랑했을 것이다. 자신만의 사랑. 이미 어긋난 사랑.

 

 

마음이 허할 때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상대에게는 방패를 두들 수 없다.

판단력도 흐려진다. 친절에 눈물겹고 그래서 서서히 스며드는 악의 기운을 감지하지

못한다. 만날 때부터 폭력을 행사하고 욕을 하던 사람이라면 판단하기가 쉽지만

마치 초코릿처럼 알싸하게 달콤하게 다가온다면 알아챌 수가 없다.

더구나 최초의 폭력이 아주 미미했다면 그리고 서서히 조금씩 수위가 높아졌다면

나도 모르게 길들여질지도 모른다.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언젠가 가스라이팅하는 상대에게 애정을 느낄 수도 있다.

금이 간 배안에 스며드는 한 방울의 물은 처음에는 위험해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나의 행복을 당연하게 여길 때 타인의 희생 또한 당연하게

여기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심리학을 공부한 저자는 아주 일목요연하게 '폭력'에 대해 정리해놓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중 누군가는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 치밀하다. 상대는.

너무 가까이 있는 적을 알아보고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솔직하고 대범한 해법을 제시한다.

그동안 몰라서, 익숙해서, 상대가 안스러워서 당하고만 있었다면 이 책을 디딤돌 삼아

악으로 부터 부디 벗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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