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와 함께 출근합니다 연시리즈 에세이 7
장새라 지음 / 행복우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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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 내가 아이를 낳고 기르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결혼이나 출산은 당연하다고 생각되었고 사회생활과 병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심지어 결혼을 하면 퇴사를 하겠다는 각서를 받고서야

입사를 하던 시절이었다. 돌이켜보니 말도 안되는 일이었는데 말이다.

 


 

대학을 나와서도 전문직보다는 보조역할을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보리차를 끓여 직원들 책상에 올려주는 일이며 사무실 청소같은 일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청소며 커피심부름 같은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외국인 회사에 입사를

했을 때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었다. 결혼을 해도 당연히 회사는 다닐 수 있었던 그 회사는 세계적 IT회사로 본사에서 적용했던 근무조건이 한국에서도 유효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회사보다 퇴근시간도 빨랐고 당시에도 이미 주5일 근무를 하고 있어서인지

좋은 대학을 나온 좋은 여자 인재들이 선호하는 그런 회사였는데 아직도 이런 근무조건에 도달한 회사가 없다는 말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거의 40여 년전의 환경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실이 답답하게만 다가왔다.

 


 

요즘은 대기업중에서도 사내어린이집을 갖추고 직원들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회사도 많고 보육비에 교육비까지 지원해주는 곳이 많다는데 현실은 그게 아닌 모양이다.

나도 아이를 낳고 회사를 그만두고 한동안 참 많이 방황했던 것 같다. 집에서 아이만 키우고 사는 일이 내가 갈 길이 아니라고 여겼다. 하지만 사회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이유는 능력보다는 경력단절, 육아등으로 이미 갈 길이 막혀버린 탓이었다.

 


 

아이릏 낳고 어린이집으로 데려다주고 회식조차 편하게 참석하지 못하고 동동거리는 모습들이 너무 안타깝게 다가온다. 분명 힘들게 돈을 벌어 공부시킨 저자의 엄마역시 자신의 딸이 더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여자들에게만 불리한 구조들이 개선될 것인가.

 

북유럽국가들은 복지환경이 좋아서 임신, 출산에 대한 지원은 물론 휴가며 재택근무까지 그야말로 서로 잘 살아가는 이상적인 제도들을 운영하고 있는데 말이다.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도 진급에 떨어질까봐 힘든 입덧을 감추고 고군분투했다는 말에

가슴이 아파온다. 임신이 죄야? 저출산국가라 많이 낳으라며.

 

국가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며칠 전부터 텐트까지 치며 대기줄을 선다는

보도에 기가막히고 코가 막혔다. 하나 낳으면 얼마, 둘 낳으면 얼마 그런거 하지말고

아이를 맘편히 맡길 수 있는 가정보다 더 좋은 보육시설들을 만들면 되지 않은가.

시설이용료도 무료로하고 나이별로 재능교육, 예술교육까지 더한다면 아마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게 될 것이다. 집도 마련하기 힘든데다 아이를 돌봐줄 환경도 안되는데 누가 아이를 낳겠는가.

 

그래도 다행히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책을 읽고 필사를 하며 이렇게 책까지 쓸 수 있으니 감사한 마음이다. 나쁜 엄마는 없다. 바쁜 엄마만 있을 뿐이란 말에 나도 마음을 보탠다.

못해주는게 많은것 같아도 키워보니 당당한 엄마가 더 좋더라는 얘기를 분명 듣게 된다.

둘째까지 잘 돌볼 수 있는 환경이 되어 마음고생없이 사회생활에서도 당당한 사람이 되길 멀리서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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