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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ㅣ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평점 :
우주는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그 광할한 우주중에 지구란 별은 어찌나 작은지.
하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60억의 인구는 지금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가 멸망한다는 설에는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에 의해서라는 말도 있고
빙하가 녹아서 대홍수가 일어나 땅이 잠긴다는 설도 있고 우주로부터 날아온 운석이
대폭발을 일으켜 소멸된다고도 한다. 하긴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지구가 비실비실하는게 어떤 방법으로든 인간들은 댓가를 치뤄야 할 모양이다.
얼마 전부터 개인이 우주선을 타고 달도 가고 무중력을 경험하기도 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분명 언젠가 초음속 우주선이 광할한 우주를 오가는 날이 올 것이다.
병든 지구를 떠나 다른 별로 이주를 할지도 모르고.
여기 이 소설에 미래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지구와 다른 별을 연결하는 운송회사가 있고 노조가 생기면서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건 뭐 지구에서 일어났던 모습과 다르지 않잖아. 어디가든 티가 나는군.
인공심장을 이식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 기계들이 인간의 몸속에 이식되고 정신만 살아남는 현실은 또 어떻고. 아예 성의 구별조차 없어지는 세상이라니.
문제는 몇 꼭지의 단편에 등장하는 지구가 영 시원치가 못하다는 것이다.
아마 저자도 지구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걸 예감하는 모양이다. 생명이 잉태되지 못하는 세상이라면 연애나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웜홀이 시간여행의 통로일지 모른다는 가설은 이미 세워졌다.
사랑했던 사람을 쫓아 미래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니 세상이 변해도 이런 순애보는 여전히 존재하는가보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심지어 지구가 멸망을 향하는 순간에도 인간의 욕망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어서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조금 현실감이 든 '신체 강탈자의 침과 입'처럼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외계인들이 숨어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자신이 살던 행성도 다녀오고 지구의 과거와 미래를 오가기도 하는 그런 외계인들.
상상은 언제나 무제한이다. 때로는 현실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상상도 있다.
제목처럼 우주는 다정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알 수 없기에 두려워할뿐.
아마 내 생전 저 대기권 밖으로 날아올라 지구를 바라보는 일같은건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잠시 우주관련 책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볼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