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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로 통하는 나의 사랑, 지리산 가르마 - 17번의 지리산 종주와 2번의 히말라야, 그 장대한 기록
김재농 지음 / 미다스북스 / 2021년 9월
평점 :
논어에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 이후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아무래도 산은 변함없이 사람을 품을 수 있기에 각박한 심정을 위로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는 약사일을 오래하면서도 없는 시간을 쪼개 산을 찾는 사람들은 어찌보면 참 존경스럽기도 하다. 한 10여년 전이던가 건강을 위해 서울 주변의 산을 찾았던 적이 있었다. 등산은 힘이 들면서도 보람이 있는 여정이다.
도봉산이니 북한산이니 청계산을 오르면서 등산의 묘미랄까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등산은 오를 때 보다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하다는 말이 있듯이 워낙 한덩치 하는 내가 내려오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무릎에 탈이 나고 말았다. 이후 등산은 중지되어 버렸다.
지리산은 우리나라 산 중에서도 어머니의 산이라는 별명이 붙은 산이다.
품이 너르고 푸근하여 생긴 이름이다. 하지만 정작 가보면 산세가 결코 부드럽지만은 않다.
이 지리산을 17번이나 종주한 남자의 일기를 보니 지리산에 대한 애정이 절로 느껴진다.
산이 워낙 넓다보니 코스도 다양하다는데 요모조모 산을 타는 장면들은 참 재미있으면서도 때로는 걱정스럽기도 하다.
얼마 전 방영된 드라마 '지리산'을 보니 사람들이 산을 찾는 이유는 참 다양했다.
건강을 위해서, 심신 단련을 위해서, 때로는 성취감과 일출을 보기 위해서 심지어
산것들을 채취하기 위해서까지. 하지만 일단 산을 찾는 사람들끼리는 묘한 동지감이
생기는 모양이다. 등산이 힘들어 멈춘 외국인에게 약을 건네는 장면도 그렇고 산 아래에서 만나 사람들은 산장에서 다시 만나거나 늦어지는 등산객들을 걱정하여 기다려 주는 장면들은 마치 산을 찾는 순간 가족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리산을 넘어 세계 최고봉이라는 히말라야까지 등정하다니 저자의 산사랑이 유별나다.
높은 산 일수록 정상을 허락하기 힘들다는데 선택된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행복감을
맛보았으니 부러울 따름이다. 내 생전 지리산이야 차로 오를 수 있는데까지는 가보았고 히말라야는 언감생심이니 이렇게 누군가의 발을 빌어 대신할 밖에.
산 좋아하는 주인을 잘못만나 고생하는 발을 위해 최고봉에서 발을 위한 사진을 찍는
장면은 애틋하면서도 웃기다. 아마도 저자는 성실하면서도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지 싶다. 그렇게 좋아하는 산 열심히 오를 수 있게 늘 건강하시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