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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의사가 알려주는 최고의 육아
다카하시 다카오 지음, 오시연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3월
평점 :
대차게 살아온 것 같은데 그중에서 가장 이루지 못하고 아쉬운 부분이 바로 자식농사가
아닌가 싶다. 부모라고 해서 다 자식을 위해 사는건 아니겠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아동학대사건을 보면-대체로 많은 부모들은 자식때문에 열심히 살고 희생을 감수한다.
나 역시 잘한다고 했지만 글쎄 내 아이들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자식들은 부모들의 유전을 받고 태어나 대체로 부모와 닮은 꼴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니 부모의 유전자가 어떤 정보를 물려줬는지가 애들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유전자에도 '여백'이 존재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 삶을
살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부모의 역할이란 바로 이 여백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고민하고 도와주는 것이다.
조기교육을 하고 성적에 집착하고 무조건 좋은 대학을 보내려고 하는 마음이 아니라
내가 물려준 유전자외에 그 아이가 발현될 수 있는 어떤 여백이 무엇으로 채워질지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예전처럼 아이를 많이 낳고 가난했던 시절에는 아이 하나하나에 열중할 수가 없었다.
이제 살만해지고 애들의 수가 적어지면서 우리는 과도하게 아이들에게 집착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무조건 잘 먹이고 최고의 교육을 시키는 것만이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길이라고
막연하게 믿었다. 과연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지금 다 행복할까.
나는 받지 못했지만 내 아이들만큼은 완벽하게 키우려고 했던 노력들이 과연 옳았을까.
저자는 일찍 뇌종양으로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때문에 '공부하라'는 압박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그 무관심이 의사의 길로 들어섰는지도 모른다. 아들이나 딸도 그저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기다렸다고 했다. 결국 자신에게 어울리는 길을 잘 찾아서 훌륭한 사회인이
되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유전자 스위치가 격렬하게 깜빡거리던 그 사춘기의 신호를 나는 알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
조금 일찍 이 책을 만났더라면 나는 달라졌을까. 내 아이들의 지금도 달라졌을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무조건 최고의 교육과 보살핌만이 최고의 육아가 아니라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지금도 일류대학을 향한 돌격만이 최선이라고 믿는 수많은 부모들에게 아이에게 있는 그 '여백'의 신호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하고 싶다.
이 책이 내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