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거는 영화들 - '조커'에서 '미나리'까지 생각을 넓히는 영화 읽기 생각하는 10대
라제기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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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점'을 쓴 일본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는 평생 질병에 시달리다 숨을 거두었다.

그런 와중에도 작가로서 많은 활동을 하였는데 일본에서는 드물게 개신교 신자이기도

했던 그녀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릴 때마다 신에게 물었단다.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하긴 왜 아니겠는가. 살면서 죄를 지은 것도 없고 그렇게 믿는 신에게 기도를 했을텐데

말이다. 왜 그런 사람에게 회복될 수 없는 병을 주신 것일까.

                                    

태어나면서부터 큰 병을 지니고 나온 아이. 큰 수술을 몇 번 받으면서 평생 산소통을

끼고 살아야 했던 사람. 그런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가족과 친구와 그리고 신이라고 했다.

그는 신에게 물었을까. 왜 내게 이런 병을 주셨나이까.

그리고 답을 얻었을까. 가끔 난 왜 선한 사람들에게 신은 이런 고통을 주는지 묻는다.

내 기도가 부족하여 신은 내게 답을 주시지 못하지만 미우라 아야코에게 들려준 답은

'내가 너를 극진히 사랑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단다. 그러니 더욱 의문이 생길밖에.

사랑했으니 병을 주었다니...

                                   

병약한 시인에게 다가온 신이 있어 다행스럽다. 왜 고통을 주냐고 원망을 할만도 한데

자신에게 온기를 불어넣어준 신에게 감사하다니...참 믿음이라는게 이렇게 대단하다.

그의 말처럼 신은 또하나 그에게 글쓰는 재능도 주셨나보다.

평생 병과 싸우려면 뭔가 붙들고 토해내고 덜어낼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을까.

 

그런 아이를 지켜봐야 했던 부모님도 언젠가 산에 가고 싶다는 친구의 소망을 위해

알루미늄 지게에 친구를 싣고 번갈아 산에 올랐다던 친구들도 신이 보낸 희망이다.

멀쩡한 몸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임에도 삐뚤어지고 선하게 살지 못하는 불구자가

많은 세상이다. 또한 그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짐을 나누어 질 사람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런걸 생각하면 얼마나 따뜻한가. 다행이다.

                                   

병에 굴복하지 않고 시인으로 성장한 그 당당함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죽음을 늘 마주하면서 사는 사람에게 글 한줄 한줄은 마지막 유서처럼 비장하기도

했고 고인 아픔을 토해내는 탄원서같기도 하다.

지금껏 그래왔듯 잘 살아가기를...그리고 신이 늘 곁에 있다고 믿어서 하는 말인데

그 신에게 꼭 전해주시라. 제발 선한 사람에게 고통을 걷어가달라고.

그래서 남은 시간 더 많은 감사로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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