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의 아내인 제니는 빌이 그렇게 자신을 버리고 떠날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다.
언젠가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물론 이미 등대기지들이 살던 집에서는 떠났기 때문에
빌이 집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면서 20년을 기다렸다.
빌이 자신을 배신한 것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빌은 한 때 다른여자를
마음에 두었다. 제니는 분노했고 빌에게 경고를 하기위해 해서는 안될 사고를 치긴했다.
제니는 아서의 아내인 헬렌이 꾸준히 연락을 해도 응답을 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거친 바다위에 우뚝 솟은 좁은 등대에 세 명의 남자들이 지낸다는것은 참 불편했을 것이다.
침대조차 남자들의 몸을 다 감싸주지 못할 정도의 크기였고 그들이 먹고 쓰는 비품을
실은 배는 걸핏하면 제 시간에 오지 못했다.
아서는 훌륭한 등대지기였고 빈센트는 어린시절 교도소에 드나들긴 했지만 아서를 존경했다.
빌은 늘 아내 제니말고 다른 여자와 새로운 세상으로 도망치고 싶어했다.
이런 세 남자의 실종에는 어떤 진실이 숨어있을까.
마치 밀실살인사건을 쫒는 것 같은 미스터리한 소설이다.
사랑하는, 혹은 사랑은 이미 식었지만 여전히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등대지기들.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채 부딪히며 견뎌햐 하는 그들에게 일어난 일들은
인간의 욕망과 후회, 죄책감들이 얽혀있고 당시 사나웠던 날씨도 한몫 거든다.
세상에는 미제사건으로 남아있지만 실제 당시 조사한 사람들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진실을 20여 년만에 추적하는 작가에게도 비밀이 있었다.
그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두려워했던 이들에 의해 철저히 봉인되었던 그 날의
진실에 다가가면 이 소설의 작가가 오래전 실제했던 한 등대섬의 실종사건을 어떻게
이런 멋진 소설로 탄생시켰는지 감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