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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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걸 즐기고 맛집탐방이 취미인 나로서는 음식얘기가 나오는 책은 다 좋아한다.

단순히 요리레시피를 소개하는 차원이 아니라 음식의 기원을 찾아나서는 여정이라니

어찌 흥미롭지 않을소냐.

 


 

라멘은 일본인에 의해서 개발된 음식이라고 여겼더니 그 일본인이 타이완사람이었다거나 와인은 우연히 발견된 술이고 막걸리는 발명된 술이라는 얘기들은 정말 재미있다.

이 책에 소개된 몇 음식은 우리 부모님의 고향 평양이 원산지라 더 반갑기도 했다.

 


 

평양냉면이 겨울음식이었다는 것은 어려서 아버지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다.

우리가 어려서는 왜 그리 겨울이 추웠는지 마당에 묵은 김치독에 김치가 얼곤 했었다.

그 서걱거리는 김치나 동치미를 잘게 썰고 국물을 넣어 면이나 밥을 말아먹곤 했다.

좀 커서는 힘없는 면발인 평양냉면보다 질긴 함흥냉면을 더 좋아하게 되었지만 부뚜막에 반죽된 겨자를 올려두고 발효되길 기다리던 아버지 모습이 가끔 생각난다.

 


 

그런데 불고기의 기원이 평양이라니 아주 의외였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불고기는 숯불에 구운 것이 아니라 국물불고기였던 것 같은데 일본여행가서 먹었던 야끼니쿠가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음식은 알고 있었는데 그 기원이 평양이었다니 당시 평양사람들의 살림살이가 괜찮았던 모양이다. 간이 세지 않았던 배추김치며 엄청난 크기의 만두가 또 평양을 그립게 한다.

 


 

최근 중국의 동북아공정이 문제가 되곤 하는데 역사를 조작하는 것을 넘어서 옷이며 음식까지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모습에서 우리 것이 꽤 좋았나 보구나 하고 위로해본다.

 

한 분야를 오랫동안 공부하고 추적하고 연구하고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느낀다.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고 그 과정은 지단했을 것이다.

덕분에 이렇게 갑작스런 추위가 몰려오는 날 따뜻한 집에서 이 책을 만났으니 감사할밖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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