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려서 책은 귀했다. 서점도 많지 않았고 도서관도 드물었다.

잘사는 큰아버지댁을 갔는데 세계명작동화전집이 번쩍번쩍 꽂혀있었다.

눈이 반짝 커진 나는 상당히 먼거리에 있던 큰아버지댁을 드나들며 그 전집을

다 섭렵했었다. 내용은 그닥 남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꽤 뿌듯했고 행복했었다.

 


 

제목이 상당히 눈길을 끌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아이를 위한 동화는 모두 어른이 만들었다.

동심은 거덜나고 그래도 아이같은 마음 한 조각이 많은 아이들에개 가 닿기를 바라는 작가들이 썼을 것이다. 서점에 가면 소설이나 에세이코너에 발길이 머물지만 간혹 무심하게 집어든 동화가 더 가슴을 파고들었던 기억이 있다. 아직 내게 어린아이같은 마음이 남아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내가 아끼면서 들쳐보는 동화가 있다면 '빨간 머리앤'이나 '홍당무'같은 희망적인 동화였다. 가난했고 외로웠지만 씩씩하게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결말이 가난했고 어리고 외로웠던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런 기억이 지금도 남아서 간혹 한 번씩 펼쳐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희망을 꿈꾼다.

그게 동화의 힘이 아닐까. 아직 마음이 여물지 못한 아이보다 살다가 지친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바로 동화일지도 모른다. 선하게 살다보면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그

정직한 결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태어난 순간 모든 인간은 선하다. 살다보면 스쿠루지 영감같은 인간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크리스마스유령이 되어 그런 인간에게 한 방 먹이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동화를 쓸 수 있는 동심을 가졌는지 지금도 의아한 '어린 왕자'의

그 주옥같은 대화들은 여전히 나를 위로한다.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거야'

과연 나는 누군가에게 하나뿐인 존재이기라도 한 적이 있었을까.

이러니 동화가 지치고 조금쯤은 비겁한 어른들에게 가끔은 필요하다는거지.

 

이 책에 소개된 동화를 모두 읽은 것은 아니지만 살다가 앞이 보이지 않을 때, 혹은

과거 저편 나를 일으켜세웠던 동화가 그리울 때 펼쳐볼 보물같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