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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평점 :
어려서 책은 귀했다. 서점도 많지 않았고 도서관도 드물었다.
잘사는 큰아버지댁을 갔는데 세계명작동화전집이 번쩍번쩍 꽂혀있었다.
눈이 반짝 커진 나는 상당히 먼거리에 있던 큰아버지댁을 드나들며 그 전집을
다 섭렵했었다. 내용은 그닥 남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꽤 뿌듯했고 행복했었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1637545055009-0.jpg)
제목이 상당히 눈길을 끌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아이를 위한 동화는 모두 어른이 만들었다.
동심은 거덜나고 그래도 아이같은 마음 한 조각이 많은 아이들에개 가 닿기를 바라는 작가들이 썼을 것이다. 서점에 가면 소설이나 에세이코너에 발길이 머물지만 간혹 무심하게 집어든 동화가 더 가슴을 파고들었던 기억이 있다. 아직 내게 어린아이같은 마음이 남아있는 것일까.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1637545055009-1.jpg)
지금까지 내가 아끼면서 들쳐보는 동화가 있다면 '빨간 머리앤'이나 '홍당무'같은 희망적인 동화였다. 가난했고 외로웠지만 씩씩하게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결말이 가난했고 어리고 외로웠던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런 기억이 지금도 남아서 간혹 한 번씩 펼쳐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희망을 꿈꾼다.
그게 동화의 힘이 아닐까. 아직 마음이 여물지 못한 아이보다 살다가 지친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바로 동화일지도 모른다. 선하게 살다보면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그
정직한 결말이 보이기 때문이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1637545055009-2.jpg)
세상에 태어난 순간 모든 인간은 선하다. 살다보면 스쿠루지 영감같은 인간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크리스마스유령이 되어 그런 인간에게 한 방 먹이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동화를 쓸 수 있는 동심을 가졌는지 지금도 의아한 '어린 왕자'의
그 주옥같은 대화들은 여전히 나를 위로한다.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거야'
과연 나는 누군가에게 하나뿐인 존재이기라도 한 적이 있었을까.
이러니 동화가 지치고 조금쯤은 비겁한 어른들에게 가끔은 필요하다는거지.
이 책에 소개된 동화를 모두 읽은 것은 아니지만 살다가 앞이 보이지 않을 때, 혹은
과거 저편 나를 일으켜세웠던 동화가 그리울 때 펼쳐볼 보물같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